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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의 모습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군악대는 자체 연주회를 성 대하게 개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방부 주관 연주회에도 각 군의 군 악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뛰어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당시 군악대 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예전에는 행사가 더 많았지. 지금하고 있는 전적행사뿐 아니라 당 시에는 모병홍보를 위해서 봄, 가을로 일년에 두 번 동해안을 일주했 었거든. 그래도 군악대가 가서 연주할 때면 시민들이 그렇게 좋아하 고 열렬히 환영해 줬었어. 빨간명찰 군악대 옷을 입고 그렇게 환영과 인정을 받을 때의 뿌듯함은 느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거야. 포항에 서는 주로 활주로에서 연주를 했어. 포항으로 오는 귀빈은 주로 공항 을 통하니까. 포항 겨울이 보통 추운 게 아니잖아. 탁 트인 활주로에 서 그 겨울 바닷바람 다 맞으면 악기가 제대로 연주가 안 된다고. 그 래도 악을 쓰고 연주하고 ‘수고했다’ 한마디에 또 고생이 스르륵 사라 지고 그랬지. 그렇게 경비근무 서고, 연주하고 작업하니까 3년은 금 방 가더구먼.” 군기가 셌던 60~70년대 군대, 그중에서 가장 군기가 강했던 해병 대원들의 내무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엿들을 수 있었다. “포항 군악대는 총원이 60명 정도였는데 간부가 40여 명이고 병은 20명 겨우 됐었어. 20명 대원들끼리도 정말 잘 뭉쳤지만, 60명 군악 대 인원 모두가 한 가족처럼 지냈어. 당시 군악대와, 의장대, 헌병대 가 한 곳에 같이 있으면서 연병장을 함께 썼는데 눈만 뜨면 서로 비교 가 되니까 군기를 많이 잡았는데,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 들이 강해서 저절로 군기가 잡혔어. 그런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성과 들을 일궈내면서 해병대와 군악대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이 피어난 거지. 생각해봐. 해병대가 처한 환경이 얼마나 열악해. 일상용품도 제 대로 된 것이 없었다니까. 연평도를 봐. 한국전 때가 썼을 법한 낡은 무기들을 방치하고 방어하라고 했다니...울화가 치밀더라고. 그래도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해 해병대의 열악한 실상이 널리 알려지고 많 은 변화와 발전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런 해병대가 이렇게 오늘날 당 당하게 우뚝 서 있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러워요. 선배들이 고생하면 서 뿌린 씨앗이 밀알이 되어 잘 자란 듯해서 흐뭇해.” 내무생활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결국 해병대에 대한 자랑으로 마 무리되었다. 해병대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물씬 느껴진다. 그리고 이 어지는 대화에서 해병대를 위한 그의 포부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기회가 되면 해병대를 돕기 위한 모금순회공연을 하고 싶어. 해병대 출신의 연예인들이 많아요. 해병대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 에 가능할 거에요. 아주 반응이 좋고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해. 대도시 를 중심으로만 해도 해병대가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도록 잘 기획해야겠 지. 그렇게 해서 모군이 필요로 하는 장비라도 지원해주면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내가 어릴 때부터 미군부대에서 밴드를 하면 서 봐왔는데 미 해병대는 엄청나. 그 화력이 어마어마하거든. 하지만 우리 해병대는 아직도 많이 열악하잖아. 가슴이 아파요. 내가 여력이 남아 있을 때 반드시 모군을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거야.” 한국 가요계의 대 원로가수가 추진하는 해병대를 위한 순회공연! 계획만 들어도 숨이 찬다. 해병대 출신의 연예인들이 주도하고 사회 각계의 명사들이 게스트로 참여해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축제의 장. 그것이 도시별로 순회하며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멋질까. 또 해병 대와 국민이 얼마나 소통하며 가까워질지 생각만 해도 기대가 부풀 어 오른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가 이런 포부를 밝혀오니 더욱 믿음 이 간다. 어느새 현실로 다가와 순회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만 같 은 든든함이 느껴진다. 모군사랑이 가득한 그에게 최근 해병대 총기사건은 더욱 큰 충격 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정말 가슴 아팠지. 그런데 그들을 책망하기에 앞서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요 즘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한 거지.” 해병대 이야기만 하면 어린아이처럼 밝아졌던 그의 표정에 처음 으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선배해병의 진심 이 담긴 조언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항상 양지만 있을 수는 없어요. 세상의 이치가 양지가 있으면 음 지도 함께 있는 것이거든. 우리 해병대도 그래요. 강인하고 우수한 전 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음지도 있기 마련인 거지. 아픔이 있었지만 이를 새옹지마로 삼고 더 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강군이 되어야 해요. 성장통으로 삼고 더욱 발전하고 진보해야 하는 거지. 해병대 사건이 라고 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거는 기 대가 크다는 것을 뜻하는 거야. 적은 숫자로도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이어져 온 우리 해병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거지. 병영문화가 선진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49 Vol.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