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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금메달도 정말 기뻤지만 내가 해병 대 장교로서 적을 멋지게 해치 웠다는 생각에 더 가슴이 벅찼어.” 환희의 순간을 회상하는 그의 눈에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목소리 는 아직도 그때의 감독을 기억하는 듯 살짝 떨리기도 했다. 사격 영 웅 박종길은 이제 화려했던 현역의 옷을 벗고 이제 대한민국 체육계 의 예비역으로 또 열정을 담아 살아가고 있다. 농구인 김인건씨에 이 어 태릉선수촌의 촌장이 된 것이다. 한국 체육계는 2012년 런던 올 림픽을 앞두고 출전권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비상시국에 모 든 것을 책임지는 태릉선수촌장으로 취임했다. 선수촌을 어떻게 운 영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병대 장교로서 중대장을 지낸 경 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제가 있을 때만 해도 선수촌하면 엄격하고 상명하복의 꽉 막힌 훈 련이 전부였죠.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스스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분방한 신세대 선수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선수촌이 즐겁고 흥겨워야 경기력도 향상되는 거 에요” 그는 또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이어갔다. “촌장은 감투가 아니거든요. 한 집안을 토닥이고 이끌어가는 할아 버지일 뿐이에요. 자식과 손자를 돌보는 것처럼 선수들을 이끌고 있 습니다. 지도자들에게도 절대 선수들에게 고함치거나 짜증 내지 말 라고 하죠. 이제는 선수들이 지나가면서 촌장님이 할아버지 같다고 그래요.” 신세대 선수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그들과 소통하는 ‘감성선수촌’ 과 ‘할아버지 촌장론’은 선수들에게 크게 어필하며 다가가고 있다. 선 수촌을 이끌어가는데 해병대 중대장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그에 게 이번 총기사건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사건 속보가 날 때부터 계속 지켜봤죠. 물론 언론보도를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가혹행위나 구타는 너무 가슴 아팠어요. 지휘관과 지 휘자들이 관리에 좀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다가가야 합니다. 자신들이 훈련받던 때, 자신들이 고생하 던 때만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지휘하면 문제가 발생해요. 정말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커맨더가 아닌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국가에 충성하고 선봉에서 국가를 호위하는 진짜 강군이 되어주세요. 각종 사고로 나타난 지금의 모습은 해병대가 아닙니다.” 선배 해병이자 선배 지휘관으로서의 가슴 절절한 당부와 충고가 선수촌 구석구석 그의 발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국가에 충성하고 선봉에서 국가를 호위하는 진짜 강군이 되어 주세요. 각종 사고로 나타난 지금의 모습은 해병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