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page

People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를 모르니 까 그냥 무작정 남들보다 곱절 로 했어요. 해병대에서 사격 잘 한다는 선배님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를 물어봤는데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시더라고. 그대로 그저 우직 하게 했을 뿐이야. 균형감각과 신체조절능력이 좋아야 해서 철길을 걸으면 좋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걸었어요. 그때 열차도 잘 안 다 닐 때라 3~4킬로 정도 경춘선 철로를 출퇴근삼아 걸었죠. 총쏘는 자 세로. 나를 말리는 화랑대 역무원하고 싸우기도 하고 막무가내였지. 또 속사권총을 잘하려면 순발력이 좋아야 하니까 산을 달려서 오르 라는 거에요. 그래서 뛰었죠. 다만 나는 또 한술 더 떠서 총을 들고 나 무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면서 뛰어다녔지. 그렇게 6개월 이상을 했더니 이제 좀 뭔가 보이더라고. 좌우간 현역시절 동안에는 잠자는 시간 외에 손에서 총을 놓은 적이 없었어요.” 이야기를 듣는 동안 ‘지독하다’는 생각만 들었다면 실례일까. 하지 만 그의 훈련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 지독한 훈련량과 목표를 향한 막무가내 열정에 감탄만 나올 뿐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훈련에 너 무 몰두하다 보니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한창 철길을 따라 균형감각을 훈련할 땐 데, 버스를 타면 절대 앉 지 않았죠. 대신 왼손으로는 버스 기둥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사격자 세를 취하면서 갔어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흔들리는 버스에서 도 조준하는 격발연습을 한 거죠. 멀쩡하게 생긴 장교가 앉지도 않고 한쪽 눈은 찡그리고 오른손 검지를 지그시 구부렸다 폈다 하니까 이 상하게 생각했나 봐. 진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 미쳤다고. 하하. 한번은 같은 버스에 있던 할아버지가 진지하게 물어봐요.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은데 자기가 잘 아는 용한 한의원이 있다고 침 맞으러 가 자는 거에요. 어디 안 좋은데 있냐는 질문은 한두번 들은 게 아니지.” 미친사람 취급을 받았던 웃지 못할 이야기. 총을 차고 탄띠를 두른 단독무장을 한 채 태릉선수촌과 가까운 육군사관학교 유격교장을 활 용하기도 했다. 해병대 장교의 우락부락한 성격을 다스리기 위해 요 즘말로 템플스테이, 명상학원을 다니기도 했단다.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열정과 끈기.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완전 몰입해 미쳐야 한다고 했다. 이미 속사권총분야에서 독보적 존 재감을 뿜어낸 그는 정말 사격에 미쳐 있었던 듯하다. 그렇게 사격만을 생각하면서 매일같이 연습을 했더니 어떻게 사 격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사격시합에 임해야 하는지 서서히 눈이 떠졌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습관마저 사격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신 의 모든 감각을 24시간 내내 사격을 위해 깨어놓는다. 술, 콜라, 커피 는 물론 담배에도 일절 손을 대지 않았고 간접흡연도 피해 다녔다. 22 시에는 틀림없이 자고 아침일찍 일어나 운동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 “한창 철길을 따라 균형감각을 훈련할 땐 데, 버스를 타면 절대 앉지 않았죠. 대신 왼손으로는 버스 기둥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사격자세를 취하면서 갔어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조준하는 격발연습을 한 거죠.” 자리에 앉자마자 해병대 이야기부터 꺼낸 그는 마음만은 여전히 현역 중대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