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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비 삼가 영전에 아뢰나이다. 늙어 병들어 세상을 떠나도, 오히려 깊거늘, 젊은 날 누명을 쓰고 비명에 가셨으니, 망자와 유족의 원한이 오죽했으리오. 늦었지만 다행히 진실이 밝혀져, 유명을 달리 한 임들의 결백함이 드러났으니, 임들은 깊은 원한을 푸시고, 이제 눈물을 거두시고, 평안히 눈 감으소서. 다시는 이 땅에 지난날의 어두운 그림자가 없기를 다짐하며, 권봉석 어르신을 비롯한 22위의 영령께서 정토에서 명복을 오롯이 누리시기를 손 모아 비노이다. 2013년 월 일 글 닦은이. 시인 김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