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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9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55 벌의 개막을 알렸다. 공연은 주·야 간 의장시범 및 군악대 마칭 공 연과 각 지역에 게릴라 콘서트 및 프린지공연, 그리고 시가행진 등으 로 구성되었다. 해병대 의장대의 시범은 이튿날 저녁, 타군의 의장시 범 공연을 보면서 우리 대원들은 모두다 서로 내색하진 못했지만 긴 장감으로 인해 반쯤 공황상태였다. 대망의 본 의장시범 공연 당일, 우리 21명 전원은 아무런 말이 없 었다. 무언의 기대와 서로에 대한 의지 속에 무대 앞에 올랐다. 문이 열리고 빛나는 조명 아래 시민들의 환호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갔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리보다는 몸 이 동작 하나 하나를 하고 있었고, 21명의 호흡 속에 몸을 맡겼다. 15 분. 나에게는 1년 아니 10년처럼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났다. 박수와 함께 “해병대 최고”라는 찬사로 가득했다. 타군 의장 대 역시 결실을 맺고 나온 우리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축하를 보냈다. 모두 비슷한 훈련과 노력을 했기에 서로만이 알 수 있는 진심어린 ‘위 로’였다. 복장을 풀고, 관람오신 아버지 앞에 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아버지는 나를 꼭 안으시고는 다 알고 계신 것 처럼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버지의 그 말에 경험해 본적 없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다. 우리 모두는 함께 환호하며 서 로를 부둥켜 안고 축하했다. 그게 끝은 아니었다. 본 의장 시범 공연을 필두로 두 번의 시가행진과 프린지 공연, 그리고 또 한번의 의장시범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어딜 가나 “해병대! 해병대!” 의 함성이 들렸고 어디서나 해병대는 최고였 다. 그렇게 진해축제는 우리들의 축제가 되었다. 모두의 아쉬움을 뒤 로한 채 폐막식과 함께 모든 식순이 끝나자, 무대 위에 있던 모든 군 악 의장대는 흩날리는 꽃가루 아래에서 하나가 되었다. 모두가 ‘동료’ 라는 마음으로. 의장대. 남들은 말한다. “매일 총만 돌리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냐” 고. 우리 들은 말한다. “매일 돌아가는 총의 바퀴 수만큼, 우리의 심장은 뛰고 있다고.” 해병대를 알리기 위해. 해병대를 위해. 오늘도 우리는 빨간 훈련 모를 쓰고 땀으로 물든 M1병기를 들고 훈련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