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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9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53 “예, 아버지. 4월에 내려가요. 진해 군항제 맞아요. 주윗분들한테 다 말하세요. 아들 창원 내려간다고.” 2011년 1월, 새해의 시작과 동시에 우리 의장대에게 커다란 숙제 이자 목표가 생겼다. “진해 세계 군악 의장 페스티벌”, 세계인의 축제 이자 군악 의장대에겐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행사. 나에게 있어 한 가지 의미를 더 두자면, 2년 남짓의 군 생활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 으로 내 고향인 창원에서 멋진 모습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의장대. 세 글자만으로도 느껴지는 누구보다 멋있는 군인. 남들이 보기에는 빈틈없고 화려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뒤에 숨 겨진 수많은 노력과 고통이 있는 나의 부대. 해병대사령부 의장대. 우 리들은 그렇게 4월에 있을 진해 페스티벌을 위하여 힘찬 날갯짓을 시 작했다. 의장대는 이병 때부터 기본 21개 동작을 시작으로 정지간 제식동 작, 이동간 제식동작, 개개인의 동작을 차례로 보여주는 파도타기 대 형까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 의장시범을 간부들과 선임들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모든 동작을 익히고 어느 정도 다듬어지면 정예 21인 조 시범열 동작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처음으로 의장 시범행사를 무리 없이 치르게 되면 빨간 ‘해병대 의장대’ 휘장을 왼쪽 가슴에 붙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개인 의 능력차에 따라 길게는 1년, 통상적으로 10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해병대사령부 의장대는 타군의 의장대와는 달리 M1소총을 사용하여 시범동작을 하는데. 바로 이 M1병기가 문제(?)다. 나무로 제작된 이 병기는 6·25전쟁 당시 전군이 사용했던 역사가 있는 병 기이며, 대검 착검시 무게는 5kg에 육박하고, 길이는 1m 40cm를 훌 쩍 넘는다. 다른 의장대가 사용하는 M16과 같은 병기보다 클래식한 멋이 있고, 묵직하기 때문에 좀 더 절도 있게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무거운 병기를 장난감 다루듯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기까 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훈련 중에 팔은 물론이고 온몸 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나는 일은 다반사이며, 기약 없이 힘들고 지 루한 훈련을 참고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숙달된 대원들로 구성된 21 인조 시범열 동작조는 5명의 군기수와 함께 행사조를 만든다. 우리들은 여러 가지 군 관련 행사, 국내외 고위, 고관 및 귀빈의 환 영, 환송 행사, 각종 전승 행사, 다양한 지역 행사 등을 군악대와 함께 다니면서 의장시범을 선보이고, 해병대를 홍보하고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 중 진해 행사가 우리를 이토록 흥분시키는 것은 해병대의 대 표이자 얼굴인 우리의 멋진 모습을 타 의장대 앞에서 뽐낼 수 있는 기 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