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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위치가 있잖아요. 배우 현빈씨는 정말 톱스타인데 대단한 결정이 라고 생각해요. 편한 곳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테고, 포기해야 할 부분 도 많았을 텐데 남자답고 멋있어요.” 이병 김태평과의 기수차이를 묻자 살며시 웃는다. 같은 배우의 입 장에서 현빈이라는 톱스타가 이병 김태평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까마득한 차이죠. (웃음) 지금도 물론 훌륭 하시지만 더 ‘겸손’ 하고 ‘사람냄새’ 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밖에 선 다 떠받들어줘요. 언론이나 팬들에게 좋은 대우, 좋은 말만 먹고 사는 거죠. 하지만 그 곳엔 계급이 있고, 선임도 있고, 간부도 있고. 그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올 것 같아요. 좀 더 겸손하고 사람 냄 새를 잔뜩 풍기는 배우가 될 것 같아요. 해병의 자부심도 얻게 될 것 이고, 해병대만이 아는 그 끈끈함도 배워오겠죠.” 배우 현빈이 해병대를 통해 얻어가게 될 무언가처럼 배우 정석원 역시 해병대를 나왔기에 얻었던 무언가가 있다. 그는 이것을 ‘버팀목’ 이라고 표현했다. “사회는 군대보다 더 힘든 전쟁터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저 역 시 심리적으로 압박감, 조급함 이런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이럴 때마다 군 생활을 많이 떠올렸어요. 14일을 걸었던 천리행군 이며 지옥주 같은 과정을 기억하며 이겨내는 거죠. 그리고 힘들고 외로울 때 군대 사진 들춰보고 동기들한테 전화하면 살갑게 받아주 는, 이런게 큰 버팀목처럼 힘이 돼 주었어요. 한 편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부담감. 난 해병대 수색대니까 힘들어도 아닌척 웃어 넘겨야 된다는 나와의 약속. 그렇게 성공의 ‘버팀목’ 이 되어준 것 같 아요.” ‘버팀목’이 되어준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은 강하다. 그 자부심은 개 봉 예정인 영화 ‘짐승’ 제작과정에서도 여실히 들어난다. 감독을 설득 해 특전사 707출신의 주인공 강태훈의 배경을 해병대 수색대로 바꿔 버린 것이다.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 하지만 가급적이면 드러내지 않 으려 노력하는 그이다. “해병대 출신임을 밝힐 생각은 없었어요. 알려지더라도 자리를 잡 고 나서 알려지길 원했죠. 그게 더 멋지니까. 어쩌다보니 먼저 알려져 서 부담감도 있지만 그 부담감이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역시 해병대 정석원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멋있게 해야 겠다라는 사명감 같은게 생기죠. 이왕 해병대라는게 알려진 이상 먹 칠하면 안 되죠. 해병대를 나왔다는게 잘난척이 되어서는 안돼요. 잘 난척이 아니라 자부심이죠. 정말 멋지게 얘기할 수 있는 나의 멋진 추 억이라는 자부심.” 이제 그가 해병대 출신임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 됐다. 그리고 그의 바램처럼 ‘역시 해병대 정석원!’ 이라는 말을 들으며 그는 승승 장구 하고 있다.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 성공의 길에 접어든 그에게 후배 해병들을 위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스스로 해병을 선택한만큼 즐기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피할 수 없 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하나하나 즐기다 보면 추억이 되고 다 나중에 피와 살이 되더라고요. 사회는 더 치열하고 더 냉혹하거든요. 군대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물론 병장으로.(웃음) 하지만 군 생활동안 즐기며 얻은 그 무언가가 분명 그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되어줄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이병은 이병답게, 일병은 일병답게, 상병은 상병답게, 병장은 병장답게. 자기 계급에 맞 게끔 행동하고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해병대 출신이어서 기획사 대표님이 챙겨주신거죠. 그 자리가 없었 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죠. 해병대를 가고 전역했다고 끝이 아니예요. 자부심과 선임에 대한 예의, 후배에 대한 사랑. 그런 것을 갖고 있으 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분명 도움도 받고 때로는 도와줄 때가 올 거예요. 그 끈끈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정석원. 평범하지 않은 해병대 수색대. 하지만 어쩌면 평범했 던 한 명의 해병. 그랬던 그가 이제는 대한민국 톱스타의 자리를 향해 묵묵히 달리 고 있다. 연예인 정석원이 아닌 인간 정석원, 아니 해병 정석원을 만 날 수 있었던 시간. 겸손하고 솔직하며 거침없는 그의 모습에 배우 정 석원으로서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배우로서 저는 이병에서 일병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생각을 해 요. 이제 갓 일병 계급장을 단 정도? 전체적인 흐름은 어느 정도 알게 됐지만 많이 배워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을 해요. 정석원이라는 배우 를 만들어가는 단계. ‘정석원은 이렇다’ 는 느낌이 올 수 있는 배우를 만들고 싶어요. 정석원이 나오는 영화 하면 “어 알겠는데~”라는 느낌 이 올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은 잘 되고 있다고 하 는데 아직 성에 안 차요. 더 열심히 해야죠”.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45 Vol.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