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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ople 수 있겠는가. 목이 마르면 몰래 화장실 변기의 물을 마시고, 초코파이 를 하나 주면 오분 동안 핥아 먹으며 이겨낸 그였다. “자부심이 너무 강했어요. 후임들한테도 항상 자부심은 가지되 자 만하지 말라고 가르쳤어요. 막내들은 운동을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항상 운동하게 챙겨주고 멋진 수색대원이 되도록 이끌어줬어요. 추 우면 차라리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라고 하고. 강하지만 젠틀한 해병이 되라고 했죠.” 특히 그는 해병대 고유의 무술인 무적도에 대한 자부심이 커보였 다. 그도 그럴 것이 자취를 감췄던 무적도가 부활하는데 그도 분명 한 몫을 했기 때문이었다. “마침 제가 무술을 하다 와서 신승윤 중사와 함께 무적도 연구를 많이 했어요. 신승윤 중사와 합을 짜고 부대원들을 함께 가르쳤죠. 수 색인의 밤 행사나, 병 일천기 행사 때도 무적도 시범을 이끌었고요. 무술감독이 되는데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서 사실 군대 가기 전부터 관심이 있던 분야였거든요.” 자부심 강했던 군 생활. 그래서 전역한 후에도 군 생활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항상 군인처럼 씩씩하 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했다. 항상 큰 소리로 대답했고, 식사 자리에서는 숟가락 세팅을 도맡아 했다. “다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 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또 너무 굳어져버린 느낌이고. 그래서 이제 는 그런 색깔을 일부러 빼려고 노력을 해요. 소중한 추억이고 많은 것 을 알려준 곳이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죠. 선임들이 경례하지 말 라고 한 게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점점 사회인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전역 후 무술감독의 꿈을 위해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갔다. 스턴트맨 들의 세계에선 마치 서울대와 같은 곳으로 여겨지는 곳. 해병대 수색 대를 나왔다는 자부심에 오디션장에도 빨간 중대 티셔츠를 입고 갔다. “나는 강하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정말 다 해병 대, 특전사, UDT 출신인 거예요. 반은 운동하다 온 사람. 반은 특수부 대 출신. 차별화가 안 되는 거였죠. 하지만 운동을 워낙 잘해서 처음 에는 다들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주연배우들이 대부분 키가 크잖아 요. 그런데 저는 키가 큰데 뒤로 돌기 같은 것도 잘 하니까. 그래서 대 역으로 많이 나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