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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념 아! 회상하고 싶지않은 참상과 애한으로 얼룩진 6.25. 그러나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기에 지워버릴 수 없는 사연들을 토로하노라. 사상과 이념의 갈등으로 빚어진 동족상잔의 피비린내나는 전쟁으로 모든 시설이 파괴당하고 서로 찍고 찍기고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와중에 평화롭기만 하던 우리고장은 유달리 전쟁의 피해가 각심하여 단 한채의 집조차 남김없이 온 면내가 완전히 소실당하여 의지할 거처조차 없었고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내 부모형제들이 수 없이 죽어갔다. 그 중에서도 애국애족 애향의 고귀한 신념으로 이 고장 젊은 청년들이 의용경찰대에 자진입대하여 회문산 여분산 경찰함동작전과 이 고장 수복작전에 참가하여 혁혁한 공을 세웠다. 끼니라야 겨우 옥수수밥 한덩어리에다 소금 한줌으로 그 날 허기를 채워가며 누더기대복을 걸쳐입고 고당산과 국사봉을 누비며 면민구출작전에 전념하시다가 16.7세의 꽃다운 어린 나이에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님들이시여 늦게나마 이 탑을 세워 의롭게 가신 님들의 영혼을 추모하고 그 명복을 비오니 영원토록 이 고장의 수호신으로 청사에 길이 빛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