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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열사 김중배 형! 1965년 4월 13일 노도와 같은 한일협상비준반대 및 평화선 사수 시위도중 경찰의 무자비한 곤봉세례로 21세의 꽃다운 젊음을 접은 채 온 국민의 오열속에 봄비내리는 향리 목계에 영면하신지 어언 17년. 오늘 살아 남은 동지들은 오로지 조국의 자유와 정의를 위하여 불타오르는 정열과 애국심을 가지고 민족과 겨레를 위해 숨져가신 형의 영령앞에 삼가 머리숙여 곡 하나이다. 남아 한번 태어난 세상, 두번 살리 없음에 한번 품은 구국의 결심, 두번 다시 고칠 수 더욱 없어, 참다운 죽음을 향해 한참 피어나는 목숨도 정의 앞에 초개와 같이 던져버리신 형의 숭고한 순국정신! 그 높은 정신을 우리는 어디서 찾아보겠습니까? 항상 과묵하시면서도 무서운 결심을 품은 무언의 실천가이시던 형! 남달리 학업에만 열중하시던 농민의 아들로서 장차 농촌의 기수가 될 푸슨 꿈을 키우며 이광수의 '무정'을 수십 번 독파하던 형! 학교에서는 존경받은 선배요, 가정에서는 7남매의 차남으로, 효자로 동네 사람의 칭찬이 자자하던 형, 그 날 4월 18일 누구보다 민족을 사랑하던 형의 성난 사자같이 포효하며 거리를 내달리던 얼굴, 지금도 우리들 눈앞에 삼삼히 어른거립니다. '평화선을 사수하라!', '한일협정 가조인을 즉시 무효화하라'는 형의 우렁찬 외침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이제 무섭게 다문 입 단아한 얼굴, 근엄하게 학업에 정신하시던 형의 모습, 해마다 봄이 울때마다, 세월의 연륜이 한겹 두겹 두터워 질수록 형의 모습니 더욱 그리워 집니다. 어네나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신 형이시여! 이제 우리들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편히 잠드소서! 6.3동지회 34주년 추모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