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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붉은 원수들이 성난 파도처럼 몰려와 총성과 포연이 가득하던 이 언덕에 지금은 이름모를 들꽃이 피고, 비둘기가 날고, 영광의 탑은 높이 섰나니 향토의 의혼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아아! 붉은 원수들이 함성을 지르며 쳐들어오던 날 그대들은 바지 저고리를 입은 채로 대둔산에서, 600고지에서, 건천리에서 조국의 이름으로 최후까지 원수들을 막았나니 그대들은 비록 군번도 계급도 없지만 그대들이 남긴 불멸의 의혼은 겨레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길이길이 빛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