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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말부터 1949년 초까지 ‘빨갱이’로 낙인찍힌 제주사람들은 재판 아닌 재판을 받고 다른 지방 형무소로 끌려갔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살아 돌아왔으나 대다수 형무소 수감자들은 한국전쟁이 나자 행방불명됐다. 이들 숫자만 25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이 살아 있을 때 제주땅에서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 제주주정공장이었다. 당시 산으로 피신했던 주민들이 내려와 수용됐던 주정공장에선 밤낮으로 고통과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 수용됐던 일부 도민들은 바다에 수장돼 실종되기도 했다.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부근에 있던 주정공장은 1930년대 만들어진 일제의 대표적 수탈장소였으며,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미군기의 공습으로 파괴돼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도 남아 있던 주정공장은 개발의 바람 속에 사라졌고, 지금은 공터로 변했다. 제주4·3의 비극적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 주정공장터가 4·3역사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