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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감고 가슴에 손 얹으면 땅을 흔들던 고함소리 귓전에 다시 새로와라 반만 해를 맥맥히 이어 슬기로 다듬고 죽음으로 지켜온 내 조국 왜구 너희 간계에 잠시 더렵혔나니 어찌 그 밤이 태양을 오래 등지고 어찌 그 치욕이 체념으로만 잠잠했으랴 기미년 삼월 초하루 겨레의 분노는 마침내 꺼질 줄 모르는 불길로 타오르고 독립만세 소리는 차라리 겸허했어라 같은 해 삼월 열 여드래 장날 스물 두 어른 앞장서 횃불 밝혀 높이 들었으니 임진대첩의 민족혼은 진양성루에 또다시 메아리쳤고 순국선열의 충절은 다시 강물을 노하게 했도다. 원수 흉검앞에 맨주먹으로 맞서 7만 영령 죽음을 포효했노니 장하여라 죽은 자 오히려 되살아 났고, 정의를 고함친 자 영원히 승리했도다. 임들 가신 지 쉰두해 갸륵한 애국충혼을 가슴 모아 우러르며 여기 돌 다듬어 비를 세우노니 길이길이 겨레의 앞길에 찬란한 빛이 되리라 1971년 3월 1일 진주시민 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