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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후 원통하게 희생당하신 거제 영령들이시여 편히 영면하옵소서 해방 후 이념 대립과 한국전쟁이 몰고 온 광풍에 휘들려 이른바 '거제민간인희생사건'과 '거제지역보도연맹사건' '부산 경남지역 형무소 희생사건'으로 거제의 무고한 양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했습니다. 1947년 8월부터 1950년 9월까지 거제에서는 1,000여 명에 이르는 죄 없는 양민들이 일운면 주고리와 지세포, 동부면 서당골, 둔덕면 하둔리 죽천, 영초면 송정고개. 지심도와 가조도 앞바다 등 거제도 전역에서 재판 절차도 없이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무참히 희생되는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원통한 죽음이었건만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잃은 유족들은 울름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말문에 족쇄가 채워진 채로 온갖 핍박과 서러움 속에 통한과 고통의 70년 세월을 견뎌왔습니다. 유족과 후손들은 1960년 5월에 이어 2001년 9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거제유족회'를 재결성하고 희생된 영령 들의 억음함과 원통함을 풀어드리고자 진실을 밝히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05년 발족한 대한민국 정부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거제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관련 건을 조사하고 진실규명 결정문을 통해 국가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하게 행사하여야 하고 억울하게 고통받는 유족들의 상처는 하루 빨리 치유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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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국가의 정중한 사과를 비롯해 위령사업 지원, 유해발굴방안 지원, 평화인권 교육을 강화할것을 권고했습니다. 한국전쟁 전후 원통하게 희생당하신 거제 영령들이시여! 삼가 옷깃을 여미고 복받쳐 오르는 오열을 삼키며 그 희생을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해 우리들 작은 정성을 한데 모아 이곳에 빗돌을 세우고 제단을 마련했습니다. 이제 그 가슴에 맺힌 한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 평화는 만인에게 공평한 것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이제 이곳은 진실을 기억하며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다짐하는 산 교육장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평화의 도시'를 꿈꾸는 거제도, 바로 이곳에서부터 낡은 이념 대립과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위령공원 조성을 통해 그간의 갈등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풀어내며 주민 통합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