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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흡다. 이렇게 고스란히 보낸 오늘에도 한갖 험상궂은 꿈으로 치키에는 너무나도 처절하던 그날의 내 조국의 산하를 결의 가슴팍을 무찌르고 휩쓸어 간 그 피비린 비바람이야말로 짐짓 어진 백성을 길르기에 주신 하늘의 엄한 다스림기도 하였거니 그 비린 회몰림에 너희 젊은 목숨의 꽃 같은 모습 고이 띠 덮어 찾아 볼 길조차 없이 어느 후미진 들녘 외로운 물가에 쓰러진채 이름 없는 백골로 사라졌다 원통한 주검이 아니었거니 눈을 들어 바라보건대 저 푸른 하늘 강산은 돌아와 가난한 너희 겨레 오손도손 삶을 옛대로 이어 감은 오직 너희의 이름없이 흩어져 물들인 그 귀한 목숨의 피의 값이거니 애흡다. 귀하고 애석하매 너희의 그 목숨과 그 이름 저 푸른 하늘빛에 아 소소리바람결 맑은 햇빛에 온 겨레의 가슴속에 길이 못 박혀 무덤 되어 있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