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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조상대대로 한 핏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이 어찌하여 남과 북으로 갈라져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40년이 넘도록 오가지 못하고 부모형제의 생사조차 알 수 없으며 소식도 전하지 못하는 애달픈 마을 무엇으로 형언해야 하오리이까 겨레의 고유명절은 물론이고 항상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혈육의 정을 나누는 것이 사람이 사는 도리임에도 이러한 기쁨을 느껴본 기억이 아득하옵니다. 이 분단의 아픔을 쓰다듬어 주시고 희망찬 용기를 북돋아 주시며 겨레의 뜨거운 재회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평화적으로 조국통일이 이루어지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하옵나이다. 가로막힌 남북의 벽이 활짝 열려 힘찬 발걸음으로 고향산천을 찾아갈 그 날이 결코 멀지 않았다고 우리는 굳게 믿고 있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이산가족의 피눈물로 얼룩진 이 애절한 소원을 기필코 풀어주실 것을 대망축원하옵나이다. 서기 1988년 12월 5일 이북오도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