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page

Focus “순 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전쟁이구나. 전쟁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구나. 이러다 진 짜 죽겠구나. 근데 난 지금 뭐하고 있지? 내가 이대로 죽으면 부모님 무슨 면목으로 뵙고 내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 또 나를 믿고 저 육지에서 발 쭉 펴고 자는 국민들은 이제 뭘 믿어야 하지. 난 해병대인데... 해병대인데..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 해보자’..... 이번 일을 통해 전 우의 소중함을 느꼈다. 평소에는 미워했던 사람도 서운했던 사람도 하나같이 내 핏줄같이 걱정되고 그 리웠다. 모두 살아줘서 고맙다. 그리고 결심했다. 적에게는 사자가 되고, 민에게는 순한 양이 되자.” - 상병 임준영 - “부 상당한 후임을 품에 눕혀놓고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 주고 있는 대원, 우측 어깨의 반이 날아갔지만 자 신은 괜찮다며 다른 대원 을 돌보아 달라는 대원, 언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시행 하고 유류고에 불을 끄던 의무 실 대원들. 이들을 보면서 나 또한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처치와 후송에 임할 수 있었다” - 대위 허준영 - “이 건 기적이 아니다. 분명 우리의 교육훈련이 잘된 것이다. 적 포탄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얼어있던 인원도, 회피한 인원도 없 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리 해병들이 자랑스럽고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고맙다. 살아줘 서 고맙다. 내 앞에서 웃어줘서 고맙다.” - 중사 김상혁 - “하 루를 돌이켜보는 사색 중에 전쟁 속에서 개인의 무력감에 치를 떨고, 대한민국 해병대로서 무한한 책 임감과 함께 단 한명의 사 상자도 없이 모두 무사해 준 본부 중대원에게 감사하였다. “그곳에 없었던 자 그곳을 알지 못하고, 그 곳에 있었던 자 그곳을 잊지 못 한다.”고 하였다. 우리 연평부대원 모두는 생사고난을 함께한 두 명의 전우를 빼앗아간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의 연평도를 잊지 않을 것이다.“ - 상사 한훈석 - “하 루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달이 점점 낮아지는 모습을 봤다. 연평도의 수많은 별들이 무슨 일이라도 있냐는 표정으 로 나를 바라보는 듯 했다. 나는 담배를 태우며 하늘로 향하는 연기 속에서 그날 떨어진 포의 자취를 볼 수 있었다. 내 두 눈에 박혀 있는 2010년 11월 23일은 계속 정지한 채 두 눈에서 잠자고 있다. 하루를 맞이하는 태양을 보며 북 한의 도발에 대해 생각을 한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 그때를 지우는 일은 내 인생의 과제일 것이다.” - 상병 김태우 - “11 월 23일의 애절한 사연과 절박하고 긴박했던 순간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무엇으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 가 있다. 11월 23일 북한의 기습 포격은 그동안 10여 년 군 생활을 하면서 타성에 젖어서 살아 온 내 군 생활을 뒤돌아보게 했고, 군 인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11월 23일 북한은 우리에게 포격이라는 무력도 발을 해서 무엇을 얻어 갔는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 연평부대는 더욱 견고하고 단단한 부대가 되었다. 오늘 도 사무실에서 서로를 가족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늘 함께할 것을 믿는다.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낸 11월 23일은 우리 연평부대 의 생일이다. 그리고 더욱 강한 부대로 태어난, 우리 모두의 생일이다.” - 소령 남정일 - “나에게 오늘은 11월 23일 화요일이며, 내일 또한 11월 23일 화요일이 될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의 시간 은 11월 23일 화요일에 정 지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우를 죽이고, 다치게 한 적에게 복수하기 전까지 나의 시간은 11월 23일 화 요일에 계속 정지해 있을 것이 다. 그것을 하지 않는다면 내 시간은 다시 흐르지 않는다.” - 대위(진) 송종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