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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오늘도 추운 날씨 에 침낭 밖으로 몸을 빼기가 쉽지 않다. 군화 를 신고 바로 전시상황실로 올라가서 야간작 전간 특이사항을 물어본다. 6여단 소속이라 면, 또 포병이라면 누구나 기상에 민감하다. 역시나 전원감시 철수작전을 하면서 포의 무선감도가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는다. 오 늘도 통신반장을 호출하여 같이 포로 향 한다. 밤낮을 불문하고 모든 상황에는 작전 대비가 우선이기에 수시로 호출하는 통신반 장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군인이기에 이 런 것들을 당연하게 여겨줘서 항상 고맙다. 포의 감도양호를 확인하고 전시상황실 로 복귀하여 아침 과업회의 준비를 한다. 아 침 과업회의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 항상 긴 장감은 흐른다. 이런 긴장감을 느끼고자 군 생활의 시작을 6여단으로 지원을 했던 1년 전의 선택이 참으로 잘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회의를 마친 후 사격지휘병을 교육시킬 준비를 한다. 교육을 실시하면서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에 교육이 자주 중 단되기도 하지만 교육생들의 태도는 항상 진 지하고 적극적이라서 1개를 알려주면 10개 를 배워가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이런 모습 들이 해병대만의 자부심이며 서로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실시하는 중에 실상황 전투배치 지시가 내려왔다. 우리나라 전 군을 통틀어 전투배치 지시를 들으면 누구보다도 신속하 게 전투배치를 붙는 부대는 우리 중대라 확 신한다. 초탄을 발사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우리나라 포병부대 중에 가장 신속하고 빠를 것이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우리 중대 총 원의 생각이 이러하다. 이것이 우리의 자부 심이고 자존심이자 자신감이다. 실상황이 해 제되어 철수를 하게 되면 항상 포반별로 철 수 보고를 받으면서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 에 대해서 고민하고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오늘은 포에서 예상 시간보다도 빨리 전 투배치가 완료되었는데 확인결과 교통호를 이용하지 않고 최단거리로 뛰어올라갔기 때 문이었다. 시간단축과 생존성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지만 결국 나는 생존 성 보장을 택했다. 교육이 마무리되고 과업시간이 종료되자 다시 전원감시 투입작전을 하면서 야간에 발 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사격준비태세 를 갖춘다. 하루의 마지막 과업인 전원감시 작전이 종료되어도 항상 긴장감 속에서 생활 하고 있는 대원들은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보며 반갑게 웃어주면서 경례를 하는데 이런 모습이 군인으로서의 매 력적인 모습인 것 같다. 소등 후 샤워를 해야 되나 또 고민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샤워만 하면 실상황 전투배치를 하는 날이 종종 있 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신속하게 씻으려고 몸에 물을 묻히자마자 비상벨이 울렸다. 물 기도 못 닦은 상태로 옷을 입고 무장을 들고 전시상황실로 뛰어가서 상황보고를 받았다. 사격명령을 기다리며 한참을 대기하다가 오 늘도 상황은 무사히 종료되었다. 우리 중대 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겨놓고 싸 우기 위하여, 우리를 필요로 할 때의 그 한순 간을 위하여 준비하고 존재하는 부대라 생각 한다. 어느새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은 지 석달이 넘어버렸지만 아직도 실상황 전투배치가 되 면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등줄기에 식은땀 이 맺히는 살벌한 긴장감 속에 생활하지만 석 달이라는 시간이 이런 환경과 분위기에 우리 를 적응하게 만들었고 더 높은 수준인 완벽한 군사준비태세를 갖춘 부대로 만들었다. 내일 도 북한 괴뢰군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준비 를 마치고 오늘도 침낭 속으로 몸을 넣는다.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27 Vol.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