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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 연구 28 군사연구 제129집 안중근이 진술한 위의 12명 명단이 현재 자료상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동의단지회 성원들이다. 12월 3일 진술한 명단의 특징은 회원 전부가 신분이 의 병이라는 점이며, 12월 20일의 진술에서는 6명의 신분을 의병이라고 밝히지 않았 지만, 이들 가운데 김기룡과 황병길이 명백히 의병이었던 사실로 미루어 나머지 인사들도 의병으로 간주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안중근이 두 차례 진술한 위 12명의 명단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여기에 의거 해 보면 동의단지회원 12명은 맹주 안중근을 비롯하여 김기룡(金基龍)․강기순 (姜起[基]順)․정원식(鄭元植)․박봉석(朴鳳錫)․우치홍(柳致弘)․조순응(曹[趙]順 應)․황길병(黃吉秉[炳])․백남규(白南奎)․김백춘(金伯[海]春)․김천화((金天化 [華])․강두찬(姜斗[計]瓚) 등이다. 이 명단이 안중근이 실제로 단지한 회원의 실 명을 염두에 두고 이에 가탁하여 임의로 지어낸 가명이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실명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김기룡은 이미 실명이 드러난 인물이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고, 나머지 명단은 이름 두 자가 뒤집 힌 경우와 성이 바뀐 경우 등으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명단은 강기순․조순응․황길병․백남규․강두찬 등으로 각각 강순기․조응순․ 황병길․백규삼․강창두를 지칭하는 가명인 것 같다. 그리고 김천화는 안중근이 국내진공작전 때 영산전투 이후 함께 연추로 귀환했던 갈화천을 지칭하는 변명인 듯하다. 기타 정원주(鄭元柱[周]), 박봉석(朴鳳錫), 유치홍(柳致弘), 김백춘(金伯 [海]春) 등 4명의 실명은 현재로서는 추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안중근이 진술한 위의 명단을 토대로 동의단지회원 12명 가운데 실명으로 확 인되는 인물은 안중근을 비롯해 김기룡․강순기․조응순․황병길․백규삼․갈화천․ 강창두 등 8명이며, 나머지 4명은 현재로서는 실명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뒤 1910년 2월 7일 열린 제1회 공판에서 진과십장(眞鍋十藏) 재판관의 심문 에는 “모두 12인이었지만 그 성명은 김기룡(金基龍)․강기순(姜基順)․유치현(劉 致鉉)․박봉석(朴鳳錫)․백낙규(白樂奎)․강두찬(康斗瓚)․황길병(黃吉秉)․김백춘 (金伯春)․김춘화(金春化)와 나 외에 2명의 이름은 지금 기억되지 않는다.” 58)라고 하여 위의 진술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편, 12명의 회원 명단은 안중근 순국 후에도 일제 정보문헌에서 발견된다. 그 가운데 하나가 1923년 조응순(趙應順)과 관련된 기록으로, 여기에는 그때까지 58) 국사편찬위원회 편, 한국독립운동사-자료6 , 33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