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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툰즈(2010.12.30) 연말이라 특별히 바쁠 것도, 한가할 것도 없는 나날이다. 왜냐? 내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되거든. 연차, 월차가 많이 남아서, 쓸데없이 휴가계를 내고 오전에는 영화를 한 편, 그리고 오후에는 병환중이신 큰아버님을 뵙고 왔네. 물론 오늘도 송년회가 있어 회사에 나왔다만. 아침엔 '울지마 톤즈'를 극장판으로 볼 수 있어서, 2010년을 나름 의미있게 마무리하게 됐구나. 워낙 유명한 다큐였지만, 음주벽 때문에(그래봐야, 술 취해 들어가는 거지만), 접할 기회가 없었지. 그러다가 겨우 오늘로 날을 잡았는데, 이거 다른 영화에 차여서 오전 9시 조조밖에는 없더군. 우리나라 사람들의 쏠림 편향 분위기는 차치하더라도, 요즘 배급사, 멀티플렉스, 공히 참 문제더라. 된다 싶은 작품은 철저한 물량 공세를 취하잖나! PR 비로 엄청난 돈을, 각종 수단을 다 동원해서, TV에 도배질을 하고...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는 나몰라라 하지? 시간 배정도 겨우 아침 일찍, 아니면 저녁 늦게... 실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취향은 로맨틱 코미디, 가슴에 여운이 남는 드라마, 유럽 쪽에서 상을 받은 3세계 영화 같은 것이거든. 헌데, 그런 걸 도대체 어디 가서 보냐구? 겨우 시간 맞춰 보려 하면, 바로 막을 내려 버리고. 연극이나 다른 순수 예술에는 팍팍 지원도 하는 모양이던데, 문예영화 같은 걸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극장이 있었음 싶네. 울지마 톤즈~ 다들 알겠지만, 금년 1월에 타계한 이태석 신부 얘기잖나. 10 남매 중의 두 명을 신부, 수녀로 하나님에게 바쳤으니, 의사인 아홉째는 좀 평범하고 윤택하게 살기 바라셨겠지. 어머니는 말이다. 그런데, 의대를 졸업하고 신부가 되겠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