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page

음주형태 변화에 대한 연구(2011. 1. 6) 연말에 애들엄마가 넌지시 압력을 넣더라. 새해에는 술 좀 줄여달라~ 맨송맨송한 얼굴로 귀가하는 걸 보고 싶다더라. 그런 약속 쯤이야 쉬운 죽 먹기지. 벌써 20년째 해 오고 있으니까. 실천을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일 뿐이지. 헌데, 이번에는 좀 느낌이 다르대 아들녀석도 대학생이잖나. 들어간 학교가 선배들이 술 강요하기로 유명한 곳이라, 내심 걱정이 되더군. 공부가 범생이라기 보다는, 생활이 범생이던 아들녀석이 무식한 음주문화를 어찌 극복할까. 가끔 선배들이 주는 술 받아 마시다가, 돌연사하는 아이들도 보도에 나오잖나. 무엇보다 사람은 흉 보고 닮은다는 게, 내가 경험으로 터득한 이론이지. 지 애비가 취해서 헤롱대는 걸 어디 한 두 번 봤어야지. 녀석이 분명, 나는 아빠처럼 술에 못 이기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을거야! 결심을 했을 법 하지만, 그 마음을 행동에 옮기는가는 별개의 일일세. 그동안 내가 보여준 행태들이 괴로웠겠지만, 마치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이, 나중에 똑같은 일을 저지르듯, 내 모습이 그대로 아들에게 투영된다면, 참으로 곤란하고 황당할 터인데~ 걱정이 들더라구. 어쨌거나, 2011 년 새해만큼은 멀쩡한 정신으로 귀가, 술은 주 2회로 한정!! 이상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용맹정진하려고 한다. 헌데, 두 가지가 다 녹록하지 않은 거라. 특히 "당신 오늘 술 별로 안 마시고 왔네???" 이 소리 듣는 건, 평소의 내 스타일로 봐서는 거의 불가능! 그리하야~ 지난 주말에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했지.
13page

러블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