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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ONSOGANG_ 17 * 세계와나사이 과연 앙코르와트(Angkor Wat)였다. 그 거대함은 엄청났다. 마치 인간이 아 닌 신의 작품인 듯 했다. 신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한 정교한 흔적들을 모든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참 경이로웠다. 현재는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가 난함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 나라가, 수천 년 전에는 이렇게 웅장한, 우러러 볼 수밖에 없는 왕국을 지었다니. 무구한 신비로움을 담은 그곳을 캄보디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지,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참‘좋았던’그곳에서의 기억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에서의 체험이 어땠냐고 물어본다. 그 때마다 나는, “좋았다.”고 대답하게 된다. 이 감정을 어떠한 단어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며 자꾸‘좋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나는 안다. 내 열정이, 다짐이 점차 흐려지고 이곳에서 느꼈던 전율이 하나 의 추억거리로 간직될 수도 있다는 걸. 그러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 야 하는 날들은 있고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듯이 나는 그 곳에서 배운 감동을, 전율을, 사랑을 끝까지 부둥켜안고 갈 생각이다. 그리고 나눌 것이다. 내가 가진 사랑은 그것이 나누어질 때야말 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물가에 스며든 별빛, 평상 위 솔솔 부는 바람, 반짝이는 반딧불이- 아직까 지 그곳의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아름다운 그곳에 있을 수 있어, 참 행복했다. 내 마음 속의 따뜻한 불씨가 은은히, 영원히 꺼지지 않길... 글 / 김수민∙법학부 08학번(soomin0228@gmail.com) 2009년 10월, 나는 우리학교‘캄보디아 현장체험단’에 선발되어 2010년 1 월 약 한 달 동안을캄보디아에서 보내게 되었다. 캄보디아는 태국과 베트 남 사이에 위치한 나라로, 앙코르와트의 찬란함과 잔혹했던 킬링필드*로부 터의 아픔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나라이다. 겉으로 드러난 그곳은 참으로 가 난한 나라였다. 혹독한 역사가 남긴 아픈 현실 안에서, 캄보디아 사람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고, 열심히 일을 하여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고자 하며, ‘깨끗한 물을 먹고 싶다’는 그런 소소한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캄보디아는 아픔과 고난 속에서 희망의 싹을 피워가고 있 는‘따뜻한’나라였다. 아픔 속에 사랑이 있어, 나눔이 있어 따뜻했다. 높은 학점에 집착하고, 내 자신을 남과 비교하며, 나 자신을 포장해야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던 한국에서의‘나’와의 이별이 있어 따뜻했다. 이토록 따뜻한 캄보디아란 곳에 젖어 있으며 많은 것을 체험하고 느꼈지만, 나의 기억 속 가장 강하게 각인되어 버린 곳는 반티에이 프리업(Banteay prieb)이다. 아픔과 사랑이 공존하는 그곳, banteay prieb 나를 포함한 15명의 캄보디아 현장체험단원들은 장애인 기술학교인 ‘banteay prieb’에서 생활했다. 그곳은 지뢰, 전쟁,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 게 된 사람들에게 기술을 훈련시키는 곳으로 전기, 기계, 농업, 재봉, 조각 과정이 마련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열 심히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행복했다. 매일 아침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오후에는 함께 운동을 했다. 비록 몸은 아프지만 세상 아 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아름다운 그들의 웃음에 우리는 빠져들었다. 그들 은 더 이상 우리에게‘장애를 가진 캄보디아 친구’가 아니었다. 그냥, ‘친 구’였다. 그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다른 이를 자신보다 못한 존재라 여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은 서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아껴주고, 세상에서 가 장 아름다운 순수한 미소로 모두를 대하는 곳이었다. 웅장함의 극치, 앙코르와트에 가다 우리는 3주 동안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한 banteay prieb 친구들과, 사랑 의 선교회의 아픈 아이들과의 힘겨운 이별 후에 관광의 도시, 씨엡립(Siem Reap)으로 향했다.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었지만, 캄보디아 문화의 절정인 앙코르와트를 본다는 생각에 다들 들뜬듯했다. *킬링필드 :‘죽음의 들판’을 뜻하는 단어로, 1975~79년 캄보디아 정권을 장악한 무장 단체「크메르 루즈」에 의해 200만명 이상의 국민이 희생된 대학살 희망의싹을피우는따뜻한나라, 캄보디아에가다 김수민 / 법학부 0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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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나 사이/김수민(법학부 0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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