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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무안 여기저기 “비행기에서 보믄 여그가 그러고 멋있다고 허드만.” 바다를 앞마당으로 둔 마을 할머니가 자랑하는 말 이 다. 해는 도당섬 너머로 떠오른다. 도당섬으로 이어지는 백사장 오른쪽의 해협은 물이 빠지면 널따란 개 펄. 이곳 갯벌은 2001년 우리나라 최초 연안습지보전지역으로, 2008년에는 마침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 었 다. 복잡한 해안선과 조류의 영향으로 다양한 유형의 갯벌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원시성 을 지닌 채, 자연과 문화가 서로 공존하고, 해양생물의 서식장소로 생물다양성이 높다. 건강하고 청정한 갯 벌무안갯벌에서 생산되는 낙지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갯벌은 수많은 생명을 키우고 갯벌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게 풍족함을 가져다 줬지만 또 쉽게 개발 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옴팍 들어간 만을 보면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곳도 원래는 간척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다. 1969년 제4차 영산강유역종합개발 지역으로 ‘함해지 구 (함평만) 간척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로 1998년 8월 영산강 4 단계 계획은 철회됐다. “석화가 제일 좋아. 낙자도 좋고 숭어도 제일 좋제. 감태도 제일 좋고….” 뭐든지 제일 좋다는 할머니가 들 이민 양푼엔 명주실처럼 가늘고 짙푸른 바다풀 감태가 담겨 있었다. “나는 딴디 가서는 감태 못묵겄드만. 여그 바다 냄새가 안나. 여가 그라고 좋은 바다여.” 날마다 뜨는 해고 아무데나 뜨는 해이련만 여기서는 어쩌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는 ‘월두 예찬’이 파 도소리 속에 이어진다. 빨간 등대가 한적한 모래밭 너머로 곱게 있다.(위) 월두마을로 가는 길은 붉은 황토밭과 푸른밭, 그 너머로 바다가 환하다. 여행쪽지 : 산다운 산이 없는 해제반도에서 가장 높게 솟은 산이 해발 192m의 봉대산. 봉화를 올렸다 하여 봉대산이다. 이 곳 해제에서 봉수를 올리면 함평의 옹산봉수, 영광 차음봉수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조망이 좋은 곳이어서 ‘등대산’이라 는 이름을 얻고 있을 정도이니 들러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몇 백년 바람 이겨내고 월두마을 곰솔 곰솔을 아는가. 숫솔, 완솔, 해송, 흑송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나무다. 중국에서 건너온 소나무를 일 괄적으로 해송이라 부르는 바람에 그 이름을 피해 부르 기 시작한 것이 곰솔이다. 줄기 껍질이 검은색이어서 흑송이라고도 했는데, 곰솔은 흑송의 순 우리말인 ‘검은 솔’이 줄어서 된 말이다. 월두마을 곰솔은 전라남도 기념물(제176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는 나무. 300살 어르신이니 그만한 대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셈. 곰솔은 큰 어른 같은 넉넉한 나무 품이 도타운 정을 나누는 쉼터가 되어 준다. 또한, 나무는 마을의 안녕 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믿음이기 도 하다. 300살이 넘은 고목인지라 그간 위기도 많았다. 벼락을 맞은 적도 있다. “나무 바로 아래 밭주 인이 나무 근처에서 애기들이 놀다가 밭을 망쳐 놓는다 고 나뭇가지에 분뇨를 뿌렸다네. 그러고 며칠 후에 당산나무가 벼락을 맞았당께. 그 밭주인도 좋지 못한 꼴 겪고 결국 마을을 떠났지.” 곰솔 잎이 육송보다 억세고 날카로운 것은 바닷가의 소금기 짙은 바람을 맞으며 단련돼 온 탓이다. 그런 연유로 곰솔은 바닷가의 방풍림으로 많이 쓰인다. 바닷바람에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곰솔은 그 유연함과 강인함으로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지켰고, 마을을 지켜왔다. 전화주문 070-8688-6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