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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마을통신 www.onionkorea.com 2010년 4월 05일 월요일 발행인 / 김천중 주소 / 전남 무안군 해제면 유월리 391-7번지 현대영농조 합법인 제 0001 호 굵은 산이 없다. 무안의 풍경은 멀다. 낮은 구릉이 멀리 펼쳐진다. 둥그 렇게 솟은 구릉이 포근하다. 그 너른 선은 어디에서 왔을까. 하늘과 맞닿아 있는 선 은 슬며시 산이 되었다가 밭이 되고 바다가 된다. 그 선 따라가다 보면 양파가, 마늘이 푸르다. 마을이 자리하 고 있다. 무안으로 시집 오면 ‘백이면 백’ 울었다 “순전히 밭인게. 성한 데가 없제?” 무안 운남면 밭자락에는 아낙네 넷이 밭을 매고 있다. 흙고랑을 따라가며 날이 낫처럼 날카로운 호미로 풀 을 긁어낸다. 한 마을에 사는 이화채(72)씨네 밭일이다. 정옥희(67)씨는 “밭주인이 없어 묵어 나자빠졌다”고 성화다. 밭 가운데 무덤 하나가 봉긋하게 솟아 있다. 밭 주인이란다. “산이 있어야제. 여기는 (죽으면) 다 밭에다 장사지네. 그런게 죽어서까정 밭걱정하제. 저 양반 우리 밭 잘 맨 가 볼라고 지켜보고 있는가 모르겠네.” 구릉의 밭은 그 비옥함으로 질긴 노동력을 요구한다. 양파와 마늘이 빈틈없이 자라고 바닷바람 을 맞으며 배추와 무가 당분을 채운다. 고추, 수박, 담배가 뙤약볕 에 큰다. 뽑고, 심고, 밭매다, 북넣다(흙 돋우다) 한 해가 간다. 나이가 먹어도 달라질 게 없다. ‘죽으나 사나’ 해 야 하는 밭일이다. 인근 목포에서 무안으로 시집온 여자들은 힘든 밭일 배우느라 ‘백이면 백’ 울었다 한다. 양초자(70)씨도 남 몰래 울었다. “일하다 어매 생각나 울제. 되다고(힘들다고) 말도 못 하고 (시어머니) 따라가기에 바쁘제.” “일을 안해야 낫제. 다 망가져가꼬 낫을란가” 광복 이전에는 목화재배가 성해 7∼8월이면 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유난히 속 이 하얗고 알찬 무안 밤고구마가 해남 물고구마와 더 불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금 이 황토 구릉에 는 양파와 마늘이 각광받고 있다. 양파는 전국 생산량 의 2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재배규모나 생산량이 국내 최고다. 성장에 유익한 게르마늄과 칼륨 성분이 함유된 황토에서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 와 맛이 난다. 농민들은 광산에서 생산된 석회비료로 황토를 단련시 키고 밭 한쪽에 큼직한 웅덩이를 파거나 물탱크를 설 치해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구릉의 삶은 이런 풍족함에도 녹록지 않다. 늘 양파가격 폭락 을 걱정한다. “수확도 하기 전에 밭을 갈아엎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 야.” 밭고랑같이 구부러진 등 “무릎이 에려 잠을 못 자겄단게.” “오만 것 다 삶아 묵어도 소용없든마.” “일을 안해야 낫제. 다 망가져가꼬 낫을란가 모르겄 네.” 해가 다 저물어 가는데도 밭일은 끝나지 않는다. 쪼그려 앉아 일하는 사람들의 구부러진 등이 굽이쳐 흐르는 밭고랑 같다. 밭 가운데 무덤 같다. 그 뒤로 펼 쳐진 구릉 같다. 그렇게 거칠어진 손들 있어 이 황토밭 구릉에 초록물 결 든다. “죽어서까정 밭걱정하제 ” 무안 구릉의 삶 기간- 2010.3.22~4.22 경품- 대상 1백만원 외 양파음료, 양파즙이 넉넉하게. 이벤트 행사내용 사진공모전 ‘봄봄’-양파마을 쇼핑몰에 ‘봄’을 주제로 한 사진을 올리세요. 양파속담 만들기-내가 만드는 양파속담. 자녀와 함께 푸는 낱말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