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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근현대사 -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52 군사연구 제127집 직업 특성상 보수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운전론’은 역사의 유용성 문제와도 연결된다. 우리는 왜 역사에 관심을 갖고 배우는가? 무엇보다도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의 기록인 역사로부터 무엇인 가 현재 및 미래의 나의 삶에 유용한 교훈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 우리는 운전할 시 간혹 좌우측에 달려 있는 빽밀러를 쳐다본다. 다시 말해, 간혹 과거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운전자가 뒤쪽을 보고 있는 동안에도 자동차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과거 역사를 공부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함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거 조상 들의 삶의 기록인 역사학은 상당한 유용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역사는 정직하게 잘 활용하면 개인이나 민족에게 ‘좋은 약’이 되지만, 만일 이 를 왜곡하거나 과장한다면 언젠가는 ‘나쁜 독’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가능한 한 균형감각을 갖고서 역사에 접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민족의 영광을 드높인다’는 미명 하에 또는 ‘같은 민족인데 좋은게 좋 은 거지’라는 얄팍한 동정심 하에 우리 역사에서 믿고 싶은 사실들만을 추려내어 교육하는 문제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20세기 전반기에 나치 독일이나 군국주의 일본의 국수주의, 그리고 최근의 지나친 좌 편향적 역사해석에서 엿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역사의 왜곡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해당 민족에게 치명 상을 입힐 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