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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군역사 및 역사일반 군사연구 제127집 45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역사를 어떠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가? 최근에 한국근현 대사, 특히 한국현대사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한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역사 이해에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역사를 바 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중에서 군인 신분인 나는 어떠한 관점으로 한국현대사를 이해해야 하는가? 바로 이러한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 적이다. Ⅱ. 본 론 1. 역사의 제 유형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 E. H. 카는 명저『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 정의하였다. 여기에서 카는 역사가의 기본 임무는 과거 의 사실을 밝히는 것이지만, 그가 발을 딛고 있는 현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는 근원적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 역사는 현재에 살고 있는 역사가가 과 거에 일어난 사건을 사료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 해석하는 것이기에 이러한 과정 에서 역사가 자신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학이 객관적인 반복 실험이 가능한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사를 ‘좌’로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려던 ‘참여정부’시대가 끝나고,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이해하려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도 어느새 1년이 지나 가고 있다. 그동안에 우리가 각종 언론매체들을 통해 접하였듯이, 현 정권은 국정 의 제반 측면에서 과거 정권과의 단절을 꾀하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 중에서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찬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1945 년 해방 이후의 한국현대사를 둘러싼 해석의 문제이다. 원래 역사학의 속성이 갖 고 있는 재해석의 가능성에 ‘민족’이라는 코드까지 더해지면서 한국현대사는 매우 복잡한 스펙트럼(Spectrum)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역 사를 보는 관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역사를 보는 자가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과거에 일어난 동일한 사건이라고 할지라도 다르 게 이해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바라볼 때 끊임없이 반추(反芻)해야 할 핵 심적인 두 가지 질문은 ‘누가 그랬을까?’와 ‘왜 그랬을까?’이다. 바로 이 두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