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page

군사사의 중요성과 학습방법 204 군사연구 제127집 하는 비연속성(非連續性)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군 간부들은 군사사를 폭넓게 공부하고 연속성과 비연속성을 잘 분별할 줄 알 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쟁의 원칙을 고려할 때 시대별로 달라진 전쟁환경과 조 건에서 그 효용과 한계를 분명히 간파해야 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은 비 연속성의 좋은 예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중에 프로이센군은 18세기의 강 한 프리드리히군 체계를 고집했다가 1806년 예나(Jena) 전투에서 대패를 당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주요 국가 전략가들은 1세기 전의 나폴레옹 전법을 적 용했다가 마른(Marne) 전투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쳐 교착된 전선에 서 무지무지한 소모전을 겪어야 했다. 전쟁의 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지휘 관은 군사사를 폭넓게 공부하고 시대적 변화에 대한 지각력을 길러 상황에 맞는 전략과 용병술을 적절히 구사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하워드는 군인들이 군사사를 폭넓게 연구 활용했더라면 1806년 예나 전투와 1914년 마른 전투와 같은 실패를 겪지 않았으리라고 주장했다. 둘째, ‘깊이’를 언급하면서 하워드는 군사사를 지나치게 요식화하는 공부 방식 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주요 사건들은 통상 피상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전개된 듯 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복잡한 사실들로 얽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전쟁사 부도 상에 깨끗하게 표시한 화살표들은 대부분 인위적인 표시들이다. 실 제로 부대기동이 화살표처럼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고 여러 차례의 우여곡절을 거 쳤다면 반드시 정확한 사실들을 깊이 있게 조사해야 한다. 지휘관이 주저하지 않 고 정확하게 계산을 한 뒤에 결단을 내린 것처럼 보인 사실도, 그 과정을 깊이 있게 샅샅이 조사해 보면,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 후의 보고서, 비망록, 일기 등을 찾아보면 중요한 결정들이 반드시 특출한 직감적 판단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그냥 운이 좋아서 우연히 승리를 얻어낸 경우 도 많았음을 읽을 수 있다. 1757년 로이텐 전투에서 프리드리히는 사선진(斜線陣) 전법을 구사하여 최고로 효율적으로 병력을 집중함으로써 승리를 거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자신은 ‘명예로운 패배’까지 생각하면서 전투지 휘를 할 정도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거쳤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전투를 공부할 때는 너무 한 가지 자료에 의존하지 말고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 하여 교차검증하고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셋째로 하워드는 ‘전후관계’의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역사적 사건이란 사건 당시의 적절한 환경에 놓고 이해하고 설명해야 함을 뜻한다. 전쟁은 일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