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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군사사및기타 군사연구 제127집 197 그러다가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고 난 뒤에 군사사 연구는 큰 바람을 탔다. 세계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전쟁에서 발생한 무지무지한 희생과 사회곳곳의 엄청난 변화와 영향 속에서 사람들의 군사사에 대한 관심이 대폭 증가한데 따른 결과였 다. 특히, 민간인 학자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군사사 연구를 활발히 하였다. 민간 대학교 역사학과는 군사사에 관련된 여러 교과목들을 개설하고 석‧박사 과정 프 로그램을 도입하여 전문적인 군사사가들을 배출시켰다. 상아탑에 정착한 군사사는 크게 두 학파 간 경쟁 속에서 학문의 발전을 이루었 다. ‘북과 나팔’ 학파(Drum and Trumpet School)와 ‘생태학적’ 학파(Ecological School)의 두 학파였다. ‘북과 나팔’ 학파(Drum and Trumpet School)는 전통 적인 군사사의 주류를 중시하고 주로 전역과 전투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었 다. 과거에 전투는 통상 북과 나팔 소리와 함께 진행되었기에 그렇게 이름을 붙 인 것이다. 한편 ‘생태학적’ 학파는 전투뿐만 아니라 그밖에 다양한 요소들, 특히 전쟁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생태와의 복합적인 관 계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었다. ‘생태학적’ 학파의 성장은 당시 학제적 연구 (interdisciplinary approach)가 인기를 누렸던 시대적 흐름과 일치했다. ‘생태학적’ 학파의 성장과 함께 군사사를 전공하는 대학 숫자가 증가하고 군사사 연구는 한 층 활발해졌다. 두 학파의 등장은 결코 주도권 다툼의 성격을 띤 현상이 아니다. ‘북과 나팔’ 학파가 기울고 그 대신에 ‘생태학적’ 학파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두 학파는 상호대립이 아닌 상호보완의 관계였다. 다만 ‘생태학적’ 학파의 등장으로 군사사의 연구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군사사가 ‘새로운 차원’(new dimensions)의 군사사로 발전한 것은 확실하다. 학계에서 쌍두마차체제를 유지해온 양대 학파는 최근 구조주의(structuralist)와 해석주의 학파(constructionist)란 새로운 이름으로 리모델링했다. 구조주의 학파 는 전쟁에서 중대한 결정사항은 합리적이며 구조적인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고 전 제한다. 그리하여 첫째 클라우제비츠가 강조한 전쟁의 합리적 정치적 동기, 둘째 군사적 효율성과 직결되는 전쟁기술, 용병술, 전쟁의 원칙, 전략과 전술, 리더십 등을 중시하였다. 즉, 정치‧군사적 요인 중심으로 전쟁을 설명한다. 한편 해석주 의 학파는 과거의 ‘생태학적’ 학파와 같이 다른 요인들, 특히 사회적, 문화적 요인 의 영향과 그 의미를 중시하며 전쟁은 단순히 전쟁의 원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 는 점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는 말단병사들을 단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