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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갑주의 특성과 유성룡 갑주 170 군사연구 제127집 3) 정공청(鄭公淸 ; 1567~1608) 장군 두정갑주 정공청의 갑주는 임진왜란(1592)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하면서 착용했던 갑 옷으로 현재 그의 후손인 정창권이 보관하고 있다.41) 정공청은 임진왜란이 일어 나자 아들과 함께 전쟁에 참가하여 울산, 서생포, 기장 등지에서 백여 배에 달하 는 왜군들과 싸워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공을 세웠으며 이 때문에 그 는 1등, 그의 아들은 2등 공신에 책봉되었다. * 투 구 철로 만든 것으로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원 모양으로 부식이 심한 상태이지만 원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앞과 뒤 양옆에는 놋쇠로 만든 불 꽃모양의 첨판이 부착되어 있어 불룩하다. 정면에는 앞쪽으로 3㎝, 길이로 17㎝ 정도의 해가리개를 양끝과 가운데 못을 박아 달았고 목가리개가 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것은《세종실록》중 ‘오례’ 중에 나오는 원두(圓兜)와 모습이 비슷하다. * 갑 옷 갑옷의 길이는 110㎝, 품은 37㎝로 남자들의 겉옷인 포(袍)의 형태를 하 고 있다. 겉은 구름무늬가 있는 화려한 초록색이고 안은 명주인데 천 사이에 는 2㎝ 간격으로 누빈 2겹의 무명천이 들어 있다. 앞쪽에는 매듭으로 만든 4 개의 단추가 있어 옷을 여밀 수 있으며 어깨에는 중앙에 가운데가 꺾일 수 있 도록 경첩장식을 달아 팔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였다. 옷의 위와 아래에는 놋쇠로 만든 못을 박았고 V자형의 목둘레와 소매 끝, 아래단에는 가죽으로 단 을 대었다. 이 갑옷은 서산 정충신 장군의 갑옷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충신의 갑 옷은 단이 넓어 겨드랑이 아래 다른 천으로 덧댄 무를 붙였으나 이 갑옷은 그 것보다 시대가 앞선 것이지만 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41) 현재 갑옷과 함께 철로 만든 투구, 지금과 모양이 같은 장갑 그리고 가죽으로 만든 혁대, 일본도와 비슷한 철로 만든 도검(刀劍), 56개의 화살과 깃대 등이 있는데, 이 유물들은 임진왜란 당시의 것으로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