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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얻는 장소인 독성각(獨聖閣)과 독성각의 절반 크기로 산신을 모신 산령각(山靈閣)이 있고, 북두칠성신을 모신 칠성각(七星閣)과 심지어 옥천이란 샘이 있는 옥천각(玉川閣)도 있다. 옥천각 내부에서는 작은 샘을 통해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그란 샘에서 나온 물은 물길을 타고 옆에 있는 그릇에 담긴 후 다시 계곡으로 흘러나간다. 샘에 담긴 맑은 물을 보고 있으면 ‘명경지수(明鏡止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물맛도 시원하고 달콤하다. 옥천사 옆으로 난 연화산 등산로의 비탈길을 올랐다. 나뭇가지 사 이로 옥천사의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기와지붕이 서로 닿을 듯 가깝게 자리한 건물들이 마치 수런 수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도해 절경 바라보는 무이산의 암자들 고성에서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는 신라 화랑들이 수련장으로도 사용했다는 무이산(청량산, 548.5m) 자락의 문수암(文殊庵)을 꼽는다. 구불거리는 산간 도로를 따라 오 르면 닿게 되는 문수암 아래로는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더 좋은 풍경을 원한다면 문수암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올 라 뒤쪽의 가파른 길 끝에 있는 바위에 올라야 한다. 이곳에서 내려 다보면 낮은 산에 가로막혔던 다도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기 때문 이다. 높고 낮은 산들과 푸른 바다를 향해 내닫는 초록빛 육지의 꼬 리, 아늑한 바다에 점점이 뜬 크고 작은 섬들이 그대로 한 폭의 풍경 화가 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 절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문수암은 688년 의상이 창건한 도량이다. 어느 날 의상대사가 남해 금산을 향해 가다 청량산 기슭의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마을을 지나던 걸인들이 청량산을 돌아볼 것을 간청했다. 다음날 한참 동안 의상을 안내하던 걸인들은 돌연 자신들의 집이 문수단이 있는 석벽 사이라고 가리키면서 홀연히 사라졌다. 그곳에서 의상은 빼어난 절경에 반해 문수암을 창건했다고 한다. 문수암에서 다도해 방향으로 유연하게 솟은 봉우리에는 거대한 금 불상이 있는 약사전(藥師殿)이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약사 좌불상 은 다도해가 아닌 산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깥에서는 약사전 지 붕 뒤로 머리만 보인다. 약사전 건물 내부를 통해 3층에 오르면 드 디어 거대한 좌불상을 마주할 수 있다. 가부좌를 하고 두 손을 모은 좌불상은 거대하면서도 위압적이지 않다. 좌불상 맞은편의 계단을 오르면 좌불상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좌불 상 뒤로는 다시 다도해의 풍광이 펼쳐진다. 바다와 섬이 이룬 아름 다움이 불심을 흩트릴까봐 불상을 돌려세웠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