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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수영함’은 1958년 미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이후 베트남에 파병되기도 했던 함정으로 선내에서는 해군의 손때 묻은 각 종 장비들과 만날 수 있다. 간에 빠져나갈 길이 없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평온히 잠들었던 소가야의 왕족이 깨어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편 77번 국도를 따라 상족암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하일면 학동마을은 전주 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황토를 이용해 돌을 촘촘히 쌓아올린 돌담길이 단아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을 드러낸다. 담장은 아래에 큰 돌을 쌓고 그 위에는 마을 뒤 수태산에서 채취한 2~5㎝ 두께의 납작돌을 올 렸다. 330년 전 마을이 들어서면서부터 생겨난 담장으로 마을 주변의 대숲과 어우러져 예스러 움과 청량감을 동시에 전한다. 한적한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정겨움이 물씬 전해져 온다. 문화 재청은 2006년 이곳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왜적을 물리친 충무공의 대첩지 상족암이나 소가야 고분군에 비해 회화면 당항리의 당항포는 좀 더 친근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이순신 장군이 왜선 57척을 침몰시 킨 곳이다. 당항포 관광지의 앞바다는 넓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바닷물이 고성군 동해면과 마산시 진북면 사이의 좁은 물길을 통해 드나들기 때문에 당항만에 깊숙하게 자리한 이곳 앞바다는 물결이 거 의 일지 않는다. 관광단지의 가장 높은 곳에는 충무공의 승전을 기리는 높이 20m의 전승기념탑이 자리하고 있 당항포 관광지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이순신 장군이 왜선 57척을 침몰시킨 대첩지이다. 거북선 체험관, 충무공 디오라마관, 전승기념탑, 충무공의 넋을 기리는 숭충사 등 당항포 대첩을 엿볼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시계를 1억 년 전쯤으로 돌려본다. 숲 속 여기저기에서 거대한 몸집의 공룡들이 나타나 호숫가를 거닐며 지축을 울린다. ‘쿵~ 쿵~’. 잊힌 소가야와 단아한 옛 돌담길 고성에 공룡 발자국 화석처럼 아무도 기억할 수 없는 까마득한 옛날의 유 적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1천500여 년 전에 우리의 역사 속에 현존했던 소가야를 비롯해 의상대사가 건축한 사찰들, 조선 최대의 전쟁이었던 임 진왜란 등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사실(史實)들이 이곳에 남아 있다. 소가야의 도읍이었던 고성읍의 송학동에는 매끄럽게 손질한 골프장의 언 덕 같은 소가야의 무덤들이 자리하고 있다. 무덤은 모두 7기로 구릉 정상 부의 가장 큰 1호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6기의 무덤이 있다. 이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은 6세기 전반께 축조된 소가야의 왕릉 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최초로 붉은색으로 채색된 고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고분에서는 신라, 백제, 가야, 일본 등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 태의 토기가 출토되기도 했다. 고분군 아래부터 무덤들 사이로는 순환식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 에 한 번 들어서면 무덤 7기를 모두 돌아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중 당항포 관광지 옆 방파제에는 2005년 퇴역한 해군 상륙함인 ‘수영함’이 전시돼 있다. 함장실과 조타실, 조리실, 함포 등 선내 곳곳을 돌아보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갑판에서는 휴식을 취하며 잔잔한 당항만의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