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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톱
어머니 손톱을 깎아드릴께요
자꾸만 쌓이는 쥐똥같은 가난
깍아드릴께요
똑똑 끊어졌어도 뛰어다니는
피끈 잡아드릴께요
뛰어다니며 뛰어다니며
잡아드릴께요
어머니 보이세요
신문지에 검은 손톱달이 떴군요
경지정리로 파헤쳐진 들녘
의 활자위로
어머니 가난을 위해
절 어머니 손톱속에 가둬두지 마세요
자라나는 우리의 슬픔이 될 뿐이에요
쌓이는 쥐똥이 될 뿐이에요
어머니 잡겠어요
우리의 창문을 넘보고
간밤 불면마저 갉아먹는 녀석
잡아버리고 말겠어요
어머니 이리 가까이 앉으세요
손톱을 깍아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