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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⑥ 97 이길 수 없다. 10일 맑음. 사람을 사서 집 뒤의 콩밭을 갈 았다. 손자 창로가 김창수와 함께 앞도랑에 고기잡이를 가서 물고 기를 조금 잡아왔는데 하루 이틀 반찬거리가 될 정도이다. 11일 종일 흐려 산의 색깔 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장녕(李章寧)이 와서 잤다. 12일 아침에 흐리고 저녁에 갬. 요즘 기후가 태탕(駘 蕩=화창한 모양)한 뜻이 있어서 가히 사람의 기운을 소생시킬 만하지 만, 솜옷을 입고도 더운 줄 모르겠다. 풍토가 남 쪽 기준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괴상하다. 이와 같은데도 어찌 곡식이 성숙할 희망이 있으랴. 조반 후에 식구를 이끌고, 산 남쪽 임씨 성 가 진 사람의 집으로 이사하였다. 집이 깨끗하고 아름답고 눈앞이 시원하게 트인다. 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면 몇 배나 나은 듯하다. 다만 이 집 또한 잠깐 머물 곳이라, 그믐이나 초순 사이에 다시 장차 위 주인의 본가 협실로 옮겨 갈 계획 이다. 형식(김대락의 둘째 아들)은 전에 살던 곳 에 그대로 살면서 산 남쪽 바깥의 유(劉)씨 성을 가진 이의 집에 온돌을 놓은 후에 옮겨 살 계획 이다. 김달의 병세가 조금 덜하지만 아직 상쾌하게 김대락의 문집 『선고유고(先考遺稿)』(아들 김형식 필사,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제공) 『백하일기』를 통해 본 만주망명 지도 포스터(한국국학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