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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024년 5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고국을 떠난 백하 김대락이 느꼈던 당시의 ‘나그네 회포’를 113년 뒤인 지금 『순국』지 독자들과 함 께  느껴보기 위해서 필자는 백하의 일기 속에 녹아 있는 ‘감정’의 낱말들에 주목해 보았다.   백하가 자신의 일기에서 반복해서 사용했던 단어들을 보면, ‘한스럽다’ · ‘울적하다’ · ‘섭섭하다’ · ‘우스울 뿐’ · ‘안타깝다’ · ‘ 걱 정스럽다’ · ‘서운하다’ · ‘염려스럽다’ · ‘그리운 심사’ 등으로 당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한편 백하는 ‘수천 년간 버려졌던 (만주) 땅을 개척’하면서 만나는 시련에 고단해 하였으며, 자녀들이 우리 민족의 전통을  지 키지 못하고 청나라 사람의 용모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무슨 낯으로 고향에 돌아갈꼬’라는, 한탄 속에서 자신의 심 정 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었다. 김대락의 백하일기 ⑤ 중국인들 도움받으며 정착, 농사도 착수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신흥학교 개척 상황 상세히 기록 이주 직후 시련 겪으며 자녀들 현지 동화 경향에 우려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1911년 5월 1일 비 오다가 늦게 갬. 아이가 두 손님과 함께 산에 올라가더니 봄나물을 뜯어 왔다. 향내가 코에 닿으니 기름진 고기가 부럽 지 않으나, 산나물 중의 좋은 것으로 이름난 것은 거 의 빠져 한스럽다. 2일 밤에 비 오다가 아침에 갬. ‘우음(偶吟)’ 不幸當衰季  불행히도 말세를 만나            僑居柳縣隅  유하현 모퉁이에 우거하였네 天運庸蜀雨  천운이 용촉의 장마를 내리니     人遭日韓憂  사람은 망국의 근심을 만났네 傭懶兒爲僕  머슴이 게을러 아이로 종을 삼고  奴亡客爨廚  노비는 도망가 손님이 밥을 짓네 窮通元有數  궁통은 원래부터 운수가 있는 법  何必久長吁  어찌 오래도록 탄식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