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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⑥ 95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자신은 서쪽 길 로 가는데, 다시 마차 삯을 내라는 말 이 없다. 양춘원 육칠 리 못 미친 곳에서 갑자 기 허기가 졌다. 내려오며 위아래를 살 펴도 다시 그럴듯한 가게가 없더니 다 시 일 리쯤 더 온 곳에 길 가에 집 한 채 가 있었다. 들어가려고 하자, 큰 개 한 마리가 으르렁거리며 나오는데, 마치 쫓아와 물 듯한 기세였다. 주인이 문 을 나와 맞아들이는데 보아하니 막 식 사를 하는 중이라, 나에게 요기 하기를 청한다. 사양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두 사발을 마셨다. 음식 값을 물으니, ‘돈 은 필요 없다[不要錢]’는 세 글자를 써 보인다. 나 또한 굳이 값을 치르기를 청하니, 그 사람이 끝내 물리치고 받지 않았다. 대개 이 지방 풍속이 이와 비 슷한 데가 많다. 2일 비가 조금 옴. 주곡(注谷=주실)의 벗, 조맹목(趙孟 穆)이 만초(이상룡)와 더불어 한 집에 살고 있었는데, 다정히 담소를 나누니 숙원(宿願)이 쾌히 풀린다. 게다가 문 이 대로에 맞닿아 있어 마차가 끊임없 이 지나 다닌다. 이야기 거리와 볼거리가 마음에 시 원한 즐거움이 아닌 게 없다. 위안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3일 또 비가 조금 내리다 늦게 갬. 이 집 주인은 국수를 만들어 이익을 남기는 사람이 다. 콩을 재료로 하되, 흰빛이 마치 은실과 같다. 두 어 각 사이에 여러 광주리를 만드니 청나라의 재원이 1911년 경학사와 신흥학교(신흥강습소)가 설립되었던 중국 유하현 삼원포의 추 가가(추가촌) 지역. 지금은 신흥학교의 흔적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벽돌공장(왼 쪽)과 옥수수 밭으로 변해 있다. 오른쪽 산은 대고산이다(임재근 제공). 서간도지역 통화현 합니하의 신흥학교 터는 현재 블루베리농장과 도라지농장으 로 바뀌어 있다(월드코리안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