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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단체 카톡방을 통해서나마 지금까지 소식을 주고받는 친구들은 또 몇 안 된다. 다들 사는 게 바빠서 자주 모일 수도 없고 모여지지도 않지만, 어느 순간 보고 싶고안부가궁금한친구들. 아마도방송국에서같이보낸징글징글한시간때문이아 닐까. 어쩌면가족보다도더가깝게자주보던사이였으니까. 3인조, 여름과 겨울에 갔던 세미나, 방송제 그리고 강습. 웃고 떠들고 밤을 새면서 끝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던, 말로는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추억과 사 연들. 등을두드려가며살갑게안아주고예뻐하던선배들과후배들. 그런데지금은그 모든것이다아스라한먼옛날의일처럼도여겨진다. 나도나이를먹고있는걸까. 3 여행하는 게 유일한 낙이기도 하지만 하는 일이 글을 쓰는 직업이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 자주 취재를 가게 된다. 자료 조사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현장 답사도 하고. 얼마 전에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에 위치 한 도시들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 시인의 고향인 용 정의 명동촌도 들르고, 내려오는 길에 백두산의 천지에도 오르게 됐다. 가곡 <선구자> 에나오는오래된지명들, 귀로만듣던일송정이나해란강, 용두레우물가들을직접눈 으로목격했을때안에서솟구쳐오르던묘한감정들. 그러다가 문득 고향이나 조국을 떠나 역마살이 낀 사내처럼 먼 이국을 끊임없이 떠돌면서 살게 될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온몸을 비수같이 찌르고 지나간다. 낯선 타지에서떠나온고향과남아있는사람들을생각할때불현듯스쳐가는지인들. 아마 그들이 내가 한때 적을 두고 몸을 담았던 곳의 사랑하는 사람들이겠지. 인생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라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무덤까지 따라 오는 것. 때로 그립고 보고픈 이들. 중년의나이. 집에서하는일이란대부분의시간을멍하게보내는것. 중간중간음 092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