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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칼럼 • 아름답고 고결한 삶은 혼탁한 오늘날의 시대에서 우리의 빛이다 : 순직 · 순국의 의미를 되새기며 9 국내로 눈을 돌리면, 우선 ‘남(南) 수단의 슈 바이처’로 알려진 고(故) 이태석 신부의 두 제 자가 한국에서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는 2024년 2월 24일자 소식이다. 의사 출신의 이 태석 신부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아프리 카 남수단의 오지 ‘톤즈’ 지역에서 병실 12개의 병원과 학교 및 기숙사를 짓고 의료와 선교 활 동을 하다가 2010년에 소천했다. 그런데 그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으로 보낸 토마스 타반 아 쿳, 그리고 존 마옌 루벤이 연세대학교 한국어 학당을 마친 데 이어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인제대 의대에서 과정을 밟아 각각 외과와 내 과에서 전문의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의학은 물 론 한국어까지 배워야 했던 그들은 인제대학교 의 백병원에서 전임의로 경험을 더 쌓은 뒤 고 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제자들의 소식을 접 하면서 그들을 길러낸 이태석 신부의 짧았으 나, 아름답고 고결했던 삶을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가 2022년 12월에 네팔에 기증한 젖소 101마리 가운데 하나인 ‘토실이’가 2024 년 2월 6일에 현지에서 암송아지를 낳았다 는 소식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 는 6‧25전쟁 때인 1952년부터 1976년까지 24년 동안 미국의 비영리단체 「헤퍼인터내셔 널」로부터 44회에 걸쳐 젖소 897마리 등 가축 3,200여 마리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그 젖소를 기반으로 낙농기술을 발전시켜 오늘날 세계에 서 다섯 번째 수준의 우유생산국이 되었다. ‘과 거에 받은 나눔’을 잊지 않고 가난한 낙농국에 특별전세기를 띄워 젖소를 ‘선물’한 것이 이제 현지에서의 출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지의 농가에서는 태어난 새끼에게 ‘감사’라는 이름 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소방관이 순직했다는 슬픈 소식에 또 접하게 되었다. 2023년 12월 1일에 제주도 서귀포시 감귤창고 화재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뒤 화재를 진압하다 임성철 소방장이 순직한 것이다. 그에 이어 2024년 1 월 31일에 경상북도 문경시의 한 공장에서 발 생한 화재 때 건물 안에 고립되었을지 모를 근 2월 26일 남편이 남긴 유산 10억 달러(약 1조 3,300억원)를 기부한 루스 고테스먼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명예교수(동아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