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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나그의행운은그걸로그치지않았다.땀과 빗물이섞여흐르는목덜미를기름주머니다된 왜목수건 8) 으로닦으며,그학교문을돌아나올 때였다.뒤에서‘인력거!’하고부르는소리가난다. 자기를불러멈춘사람이그학교학생인줄김첨 지는한번보고짐작할수있었다.그학생은다짜 고짜로, “남대문정거장까지얼마요?” 라고물었다.아마도그학교기숙사에있는이로, 동기(冬期)방학을이용하여귀향하려함이리라.오 늘가기로작정은하얐건만,비는오고짐은있고 해서어찌할줄모르다가,마침김첨지를보고뛰 어나왔음이리라.그렇지않으면,왜구두를채신지 도못해서질질끌고,비록고쿠라 9) 양복일망정노 박이로 10) 비를맞으며김첨지를뒤쫓아나왔으랴. “남대문정거장까지말씀입니까?” 하고,김첨지는잠깐주저하얐다.그는이우중(雨 中)에우장 11) 도없이그먼곳을철벅거리고가기 가싫었음일까?처음것,둘째것으로고만만족하 얐음일까?아니다,결코아니다.이상하게도꼬리를 맞물고덤비는이행운앞에조금겁이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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