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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殉國先烈)
흙냄새 물맛은 여전했건만
어이 성과 이름을 몽당 앗아가고
말도 글도 허무히 짓밟힌 채
왜구의 사슬이 온몸을 조일때
얼마나 나라 잃은 한을 불살랐던가!
찌들은 베잠뱅이 삼베적삼 살발에
풀부리로 메인목 축이며굽은 허리 조른 겨레
호미자루 수저가락 허리춤에 차고
몽당 붓 필선지 자리 밑에 재운 뒤 만.만세
충청 고을 누비며 광풍을 일으켰노라
임들은 드높은 슬기로 혼을 부수고
피맺힌 맨 주먹으로 육신을 깨트려
내땅.내 이름.내 말을 찾았도다
찬란한 그 이름 순국선열 김순구 선생님
이 나라 이 민족에 길이 빛나리.
2002년 3월 1일
직손. 명지대학교 교수 김관형 시인 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