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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2024년 5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순국스크랩 두 눈을 뜨고 산 게 부끄럽지 아니한가? - 맹인으로 끝까지 싸우다 전사한 백낙구 의병장 - 순국스크랩 구국 의병항쟁 열전 - 거룩한 구국항쟁의 현장을 가다 ⑤ 부끄러운 고백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아는 이가 없을 테다. 나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여 교단에서 30여 년 중고교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친 훈장이었다. 하지만 우리 역사, 특히 근현대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었 다. 특히 독립운동사에 대해서는 까막눈으로, 내 고 향 출신 왕산(旺山) 허위(許蔿) 의병장을 쉰이 넘은 뒤, 그것도 중국 하얼빈의 동북열사기념관에 가서 중국동북 제일의 항일 명장 허형식(許亨植) 장군 이 왕산 허위 선생의 집안 조카라는 사실을 석주 이상 룡(李相龍)의 후손 이항증 선생을 통해 알고서 큰 부 끄러움을 느꼈다. 귀국한 뒤 사학자 강만길 교수님을 만난 자리에 서 그런 나의 부끄러움과 무지를 솔직하게 말씀 드 렸다, 그러자 강 교수님은 “그것은 박 선생의 잘못이 아니다. 남의 강제 지배에서 벗어난 민족 사회는 당 글  박 도(전 이대부고 교사, 소설가) 이번 호에서는 전주 출신으로 전남 광양에서 활동한 백낙구 의병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맹인이 되어서도 끝까 지 일제의 침략에 항전하다가 전사한 그의 영웅적 이야기를 순천대 홍영기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정리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