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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열전 • 애국가 부르며 초모공작에 몸 던진 “엄기선” 85 난 것은 2017년 4월 26일(수)이었다. 최화자 회장은 마침 이날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3 · 1운동 98주년 기념 및 사단법인 3 · 1여성 동지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하여 필 자를 만났다. 누구보다도 엄기선 시누이에 대한 추 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최화자 회장은 엄기선 지 사의 뒤를 이어 3 · 1동지회 대전지회장을 맡아 시누 이가 못다 한 독립정신 선양에 앞장서고 있었다. 외할아버지 연병환 · 어머니 연미당 · 딸 엄기선 3대가 독립운동 투신 엄기선 지사는 3대에 걸친 독립운동가 집안의 따 님이다. 아버지 엄항섭(1989년 독립장), 어머니 연미 당(1990년 애국장) 지사와 더불어 외할아버지 연병 환(2008년 대통령표창) 지사는 충북 증평군의 ‘4형 제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집안의 맏형이다. 연병환 지사는 1910년 8월 ‘경술국치(庚戌國恥)’에 통분하 여 중국으로 망명했는데, 일찍이 영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영국에 유학했다. 1910년대 초반에 북간도의 연길(延吉) · 용정(龍井)에서 세관원으로 근무하면서 1919년 용정의 3 · 1운동인 ‘3 · 13 독립만세운동’ 당 시 독립운동가들을 후원하고, 대한인거류민단의 단 원으로 활동했다. 한편 연병환의 동생 연병호(1963년 독립장) 지사 는 국내에서 대한민국청년외교단을 조직하여 임시 정부와의 연계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한국혁명당 조직 및 신한독립당과의 통합 등 정당 활동을 전개했다. 1937년 초에 친일파인 상 해거류조선인회장 저격 사건으로 상해(上海)에서 체 포되어 징역 8년을 선고받는 등 30여 년간 독립운동 세력의 조직과 통합을 위해 헌신했다. 이처럼 온 가 족이 독립운동에 뛰어든 가정에서 나고 자란 엄기선 지사는 심지가 곧고, 그의 독립운동은 그 뿌리가 깊 다. 엄기선 지사는 일흔세 살을 일기로 생을 마감하 고 국립대전현충원(독립유공자 2묘역 1048)에서 영 면에 들었다. 3대독립운동가 가문 ‘연병환·연미당·엄기선’ 지사 포스터(국립대 전현충원 2023.8) 한국외대 일본어과 졸업, 문학박사.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 가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 로는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동고동락 부부독립운동가 104쌍 이야 기』, 시와 역사로 읽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10권),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등 여성독립운동 관련 저서 20권과 다수의 저서가 있다. 필자 이윤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