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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강을 건넘
칼끝보다도 날카로운 제 삭풍이 朔風利於劍 (삭풍리어검)
내 살을 인정 없이 도려내네 漂漂削我肌 (표표삭아기)
살 도려지는 건 참을 수 있지만 肌削猶堪忍 (기삭유감인)
애 끊어지니 어찌 슬프지 않으랴 腸割寧不悲 (장할녕불비)
기름진 옥토로 이어진 삼천리 沃土三千里 (옥토삼천리)
거기에서 살아가는 인구 이천만 生齒二十兆 (생치이십조)
즐거운 낙토 우리 부모의 나라를 樂哉父母國 (낙재부모국)
지금은 그 누가 차지해버렸는가 ...而今誰據了 (이금수거료)
나의 밭과 집을 벌써 빼앗아갔고 旣奪我田宅 (기탈아전택)
거기에다 다시 내 처자마저 넘보나니復謀我妻孥 (부모아처노)
차라리 이 머리 베어지게 할지언정 此頭寧可斫 (차두녕가작)
이 무릎 꿇고 종이 되진 않으리라 此膝不可奴 (차슬불가노)
집을 나선지 채 한달이 못 되어서 出門未一月 (출문미일월)
벌써 압록강 도강하여 건너버렸네 已過鴨江水 (이과압강수)
누구를 위해서 발길 머뭇머뭇하랴 為誰欲遲留 (위수욕지류)
돌아보지 않고 호연히 나는 가리라 浩然我去矣 (호연아거의)
「二十七日渡江 27일 강을 건넘」 『석주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