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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2026년 3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16일 도계(道溪)의 조카와 종손녀와 함께 조카 영식의 집에 가다가 비를 만나 그대로 머물렀다. 당 초에는 이성목의 집에도 아울러 인사를 하려 하였는 데, 뜻대로 되지 않아 한스러웠다. 17일 오후에 지게에 실려서 겨우 진창을 건너 돌아왔다. 18일 꿈에 향산(響山=이만도, 1842~1910) 영 공과 함께 범휴전(范眭 傳)을 보았다. 수가(須賈)에게 원한을 갚는 대목에 이르러 내가 글자 하나를 잘못 읽자, 공이 웃으면서 놀리는 것이 평소와 같았다. 또 학내(學乃)를 만났고, 다시 아이들이 전하는 말에 박 실 아재가 들어오신다고 하였다. 매우 괴이한 일이 다. 박원근과 황의영이 와서 보고, 동삼(김긍식)이 비 를 만나 그대로 묵었다. 19일 꿈에 소암(小菴) 처숙을 보았다. 주진수· 황만영과 동삼이 점심을 먹고 갔다. 며늘아이의 병 이 더하다가 덜하다가 일정하지 않아서, 약을 지어 먹였다. 20일 이 날은 친기(親忌)여서 재계하였다. 객지 에서 어버이를 기리는 슬픔이 더욱 참기 어렵다. 주 진수가 어제 아주 떠나겠다면서 알리고 갔다. 까닭 을 알 수 없으니 울적하다. 21일 청인(중국인)이 집을 지었다. 내가 거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점포에서 좁쌀을 샀는데, 값이 한 말에 1원 1각이라 고 한다. 22일 이실(李室)이 병을 앓은 후에 좀 어떤지를 보러 간신히 풀밭 습지를 건넜다. 조카 영식의 집에 서 조금 쉬었다가 한낮에 이성목의 집으로 갔다. 그 가 겪은 병 이력과 당한 횡액을 자세히 듣고 수제비 로 요기하였다. 오후에는 다시 이만영의 거처에 갔다가 붙잡혀서 거기서 묵었다. 그가 지은 문고(文稿)를 보고, 밤새도 록 촛불을 돋우며 한껏 환담하고서 돌아왔다. 아마 도 이는 늘그막의 동무끼리 함께 모인지라 둘 다 이 야기하고 싶던 끝이어서일 것이다. 23일 성목의 집으로 되돌아 왔다. 이만영이 멀 리까지 따라와 전송했는데, 마침내 함께 점심까지 먹었다. 우연히 산 아래에 이르렀다가 가래나무 수 액 몇 사발을 마시고, 더덕 열 뿌리를 얻어 왔다. 24일 이종모가 그의 처남을 데리고 와서 점심 을 먹었다. 며느리가 푸성귀를 뜯어 왔다. 25일 꿈에 학내를 보았다. 황만영이 와 보고 동 삼이 와서 잤다. 어떤 손님이 와서 이만초[이상룡]의 율시(律詩) 한 폭을 전해 주었다. 26일 집 아이가 손부, 손녀와 함께 영식의 집으 로 가서 가래나무 수액을 마시고 더덕을 캐 왔다. 소 를 대신할 나귀를 사는데 가격이 22원이라 한다. 27일 듣자니 러시아와 일본에 공화주의가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