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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2025년 9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1912년 9월의 『백하일기』를 읽으면서 나는 우리 『월간 순국』지의 독자들과 두 가지 내용을 공유하고 싶다. 하나는 소위 ‘ 마 적’이라 알려진 만주지방의 도적떼들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백하 김대락이 지은 ‘분통가(憤痛歌)’에 대한 이야기이다 . 독립운동사에서 만주지방의 ‘마적단’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을 통해 이미 많이 소개가 되어왔다. 그런데  그  마적들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우리는 백하의 일기를 통해 만나고 있다.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일기에서 ‘도적[盜]’, ‘강 도 (强盜)’, 도적떼[賊黨]‘ 등으로 표현된 마적단에 대한 백하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김대락의 백하일기 ㉑ ‘분통가’ 지어 비통하며 안타까운 심정 읊어 3년동안 셋방살이, 안정된 집 한 채 없어 한탄 중국 마적(토비) 발호 목격하며 한인들 이주 어려움 기록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한편 9월 27일 일기에서 백하는, ‘국문으로 「분통 가」 한 편을 지어서 비통한 심사를 풀고, 부녀자들에 게도 내가 전후로 겪은 곤란을 알도록 하였[으니], ... 뒤에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이를 보고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분통가」를 지은 이유와 그 내용에 대해 적어 놓았다. 「분통가」의 분량은 4음보 1행으로 계산하여 모두 186행으로 비교적 긴 가사이며, 율조는 4·4조가 주조 를 이루고 있는데, 내용은 크게 다섯 단락으로 나누 어진다. , 첫째는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분통하다고 읊었고, 둘째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야 할 길은 망명밖에 없으 며, 망명처로는 단군의 개국처였던 서간도라 하였 고, 셋째는 떠나면서 일가친척에게 이별을 고하는 과정 과 국경선을 넘기까지의 여정을 노래하였다. 넷째는 상상으로라도 일본을 쳐서 설분하고 싶은 심정을 읊었는데, 을지문덕·이순신 등 우리 나라의 역대 명장을 동원하여 왜적에게 설분하고자 하였고, 다섯째는 그러한 소원이 이루어진 때를 상상하여 일 제의 패망과 그 기쁜 과정을 노래한 것으로, 왜적에 대한 분노를 전통적인 가사양식으로 절실하게 읊어, 항일저항시가로서 문학사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사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