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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㉒ 83 내리는 눈에서 피어난 백하의 서정성(抒情性)은 새 로운 풍조에 물들어 소박함을 잃어버리는 당시의 풍 조를 개탄하는 시대정신으로 옮겨가면서 ‘붉은색 검 은색으로 내 집을 그르치지 말라’는 내용의 아래 와 같은 시로 이어지고 있다. 又 또 遊花飛屑逐塡虛   눈꽃이 가루져 날려 빈 곳마다 메우니 絶壑窮塹掌樣如   외딴 골짜기 궁벽한 마을 손바닥 모양 되었네 詹得朝陽縣白玉   아침 해 높이 백옥처럼 하늘에 솟으니 門當流水作靑裾    문 앞에 흐르는 물은 푸른 옷깃 되었네 斜添孝伯眞仙襒    빗겨 쌓인 눈 왕효백(王孝伯)이 신선의 옷을 입은 듯 暎入孫康半夜書   밝은 빛은 한 밤중 손강(孫康)의 책에 비치네 本本天心資太素   본디 천심은 흰 색을 바탕으로 삼느니 休敎丹漆敗吾廬   붉은 색 검은 색으로 내 집을 그르치지 말아라 김대락이 1903년 친지에게 보낸 한문 서간 이상룡과 허겸, 김대락 일가 등이 서간도 이주 초에 결성했던 경학 사 본부 터(이상 독립기념관 제공). 경학사는 1912년 부민단(扶民 團)으로 개편되었다.  백하는 ‘아이들이 새로운 풍조에 물들어 소박함 으로 돌아가려는 뜻이 전혀 없어서 마지막 구절에 언급하였다’고 자신의 시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1일 이명세가 와서 잤다. 소두(小豆=팥)를 타 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