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page


83page

님아 향기로운 꽃가지로 결은 관을 저 깊은 벼래에 던지어 버리라 내 머리에는 가시관이 가장 합당하도다 가시관을 내머리에 꽉 눌러 씌우라 님아 그리하여서 이마에 수 없는 상채기에서 흐르는 아프고 쓰린 피를 열손가락으로 찍어 뿌리며 통곡하게 할 지어다 님아 내게는 오직 아픔과 울음에 합당한 가시관이 맞는도다. 1925년
83page

형제여 자매여 무너지는 돌탑 밑에 꿇어 앉아 읊조리는 나의 노랫소리를 듣는가 듣는가 형제여 자매여 깨어진 질향로에 떨리는 손이 피우는 자단향의 향내를 맡는가 맡는가 형제여 자매여 님네를 그리워 그 가슴속이 그리워 성문 밖에 서서 울고 기다리는 나를 보는가 보는가 1925년
83page

내몸이 무엇이오 한때에는 죽을 것이 고락을 헤오리까 한바탕 꿈이로다 조구만 목 숨이나마 겨레 위해 바치리라 1931년
83page

누이야 오라비야 빈터여든 갈아보세 벗은 산 입히고 묻힌 개천 쳐내고서 옛보다 나은 조선을 이뤄보세 이뤄바 1933년
83page

거칠은 내동산에 샘 하나를 찾았어라 물인들 많사오리 웬맛인들 좋으리만 임이여 오시옵소서 샘물 마시옵소서 연대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