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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복 기 념 탑 과 실 향 민 상 징 조 형 물 83 왼쪽 팔로는 짐짓 이땅의 태를 받은 어린이란 다― 그렇듯이 종 내는 조국의 통일을 이룩 해야할 피비린내 풍기는 운명을 물러받어 야 하기에 앳된 눈동자 샛별처럼 빤짝어리는 이나라 아들의 간얊 은 주먹을랑 둘도없는 단하나의 거창한 희망처럼 줄곧 붓들지 않고서야 산의 고사리마냥 움켜잡지 않고서야 쓰라린 가시길 결코 믿고 갈 수 는 없는 것이랍니다. “어머니 나도 어서커서 늠늠한 국군이 되야겠어” “철아 아버지 원수는 반드시 네가 갚어야 하느니” 북으로 오로지 북으로 고향길 더듬는 네 다리는 비록 연약하건만 거센파도 휘모라치는 밋친 바람에 쌓이고 또 덮이는 모랫길 헤치며 저멀리 우람스런 산맥을 겨누어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지구를 밟고 한거름 한거름 앞을 향하여 내디디는 참된 보람에 오늘도 황혼이 깃 든 물결위 갈매기 노래를 엿듯노라면 아롱진 향수도 무지개처럼 사 라지는 것이랍니다. 최초 수복기념탑을 조성할 당시에는 전쟁이 끝난 지 1년도 안 된 상황이라 시에도 거친 감정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당시 통일에 대한 염원은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당시 통일이라면 빨 리 북으로 진격해 통일을 이루자는 북진통일이었다. 실향민 도시 속초의 상징이었던 수복기념탑은 1983년 4월 27일 새벽, 동해안에 불어 닥친 강풍으로 모자상이 완전히 파 손됐다. 실향민들의 슬픔이 더욱 커졌다. 어부들도 귀항길이 불 안하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수복기념탑의 파손은 실향민의 도시 속초 시민들의 아픔이 되었다. 이에 범시민적으로 복원 건립위원회가 구성돼 시민성금 모금에 들어가 시민성금 4천여 만원과 속초시 부담 1천만원으로 1983년 11월 17일 수복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