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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산이 가셨단 말에
놀라 돌아보니
화사한 봄날인데
이 어인 비바람인고
믿었던 성벽 한쪽이
무너지는 것 같구려
나라도 없고 자유도 없고
총칼도 없던 그 날
한조각 심장을 안고
세치 혀 휘두르며
일제의 법정에 서서
대의의 투사로 싸우셨고,
얼 말 글 겨레의 생명
그것만은 안 빼기려고
차고 매운 지조를 지켜
철창 안에 갇혀서도
눈 속에 매화꽃 피듯 웃고
앉아 계셨소
기구한 조국의 운명
지진도 없이 갈라진 국토
어찌하다 통일을 멀고
무심한 세월만 흘러
애태운 팔십 평생을
무슨 말로 달래리까
발 아래 넘치는 탁류
이 강물 누가 맑히나
그래도 한가닥 맑은 물
밑바닥에 흘렀지요.
샘줄기 안 마르리라
동지들이 이어가리다
글 이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