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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열전 • 고양 흥영학교 만세시위를 주도한 “오정화” 81 에 있는 ‘제67 공립중학교(MS 67)’는 지난주부터 6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에 들어갔으나 한인 학 부모와 학생들의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29일부터 이 책의 수업을 멈추고 교재로 나눠줬던 책을 수거했 다…….” 미국의 한인 학부모들은 일본계 미국인 요코 웟킨 스 씨가 자전적 체험이라며 왜곡한 '선량한 일본인, 나쁜 한국인'이라는 책을 좌시할 수 없어 투쟁한 결 과, 아그네스 안씨의 아들 마이클의 학교인 보스턴 도버 셔번중학교(Dover Sherborn Middle School) 에서도 2007년부터 이 책을 더이상 학생들에게 수 업교재로 쓰지 않게 되었다고 그간의 정황을 전했 다. 이는 오로지 역사왜곡을 바로 잡으려고 앞장선 아그네스 안씨를 비롯한 한인교포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 의한 것이다. 한인교포 2세인 아그네스 안씨는 한국말을 거의 못했고 나 역시 영어가 자유롭지 않은 터라 우리는 통역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아그네스씨와 여성독립 운동 가의 삶을 추적하는 필자는 눈빛만 봐도 서로 마음 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필자와 대담하는 동안 두 툼한 가방에서 수많은 서류와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 다. 그 속에는 유관순과 함께 감옥 생활을 했던 자신 의 외할머니 오정화 지사의 흔적을 찾으려고 만주 일대를 헤매고 다닌 사진도 들어있었다. 오정화 지 사는 돌아가실 때까지 독립운동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내지 않으셨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그의 외할머니 야말로 직접 만세운동에 가담하여 갖은 고문을 견디 며 감옥생활을 했던 분으로 당시 일본인의 조선인 학대와 학살, 착취, 강간 등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 셨던 분이다. 그럼에도 오정화 지사는 《요코 이야기》 를 쓴 일본인 요코처럼 평화를 가장한 문제의 책을 써서 세상을 호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대 한국 의 여성독립운동가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조용히 삶 을 마감하셨던 것이다. 《요코 이야기》(원제: 대나무 숲 저 멀리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나 무위키 제공) 오정화 지사의 외손녀인 아그네스 안씨와 외할머니의 독립운동 이 야기를 나누는 모습(왼쪽부터 통역을 맡은 최서영 씨, 아그네스 안  씨,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