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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2025년 10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해외박물관 기행 된다. 이 영상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배경과 진행과정, 그리고 진주만 공격의 참혹했던 기록영상을 소리 없 이 자막과 함께 설명해준다. 이어서 선착장으로 나 가 배를 타고 해군이 운영하는 페리를 타고 애리조 나기념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진주만기습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침몰한 전함을 인양하려 했지만, 생존자들과 유족들의 반대 의견을 수렴하여 애리조나기념관을 현재와 같은 형태로 건 립하였다. 생존자들은 기념관이 단순한 기념비가 아 니라, 그들의 동료들이 여전히 그곳에 잠들어 있는 공동묘지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에 따라 기념관은 전함의 잔해 위에 세워졌으며, 방문객들이 전사자들 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어 설계되 었다고 한다. 또한 생존자들이 사망 후 자신의 유골 을 전함의 특정 장소에 안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다. 생존자들이 전함을 집으로 여겼고, 그들의 유해가 동료들과 함께 그곳에 남아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기념관 내에는 애리조나의 잔해와 함께, 희생자들 의 이름이 새겨진 대리석 벽, ‘생명의 나무’ 조각상, 그리고 애리조나의 닻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 들은 전쟁의 비극과 희생을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 할을 한다. 애리조나 기념관에는 ‘추모의 방’이 있다. 추모의 방은 방문객들이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하 고,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는 중요한 장소다. ‘추모의 방’에 있는 개구부를 통해 꽃을 던짐으로써 고인들 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으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 위기에서 희생자들을 기억할 수도 있다. 대리석 벽 앞에 꽃을 놓거나, 개인적인 기도를 하며 고인들에 게 경의를 표할 수도 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지 꼭 80년의 세월이 흘렀다. 추모관 주위에서 바라본 진주만의 푸른 바다 위에는 그날과 같은 무지갯빛을 띤 기름띠가 둥둥 떠다닌 다. 이는 애리조나호의 ‘검은 눈물’이라고 불리고 있 다. 녹슨 채로 가라앉아 있는 애리조나호의 찢긴 잔 해도 여기저기 어두운 몰골 그대로 비춰 보인다. 이 푸른 바다 곳곳에 수장된 유골들이 전함의 잔해 덩 어리에 엉켜 있을 것을 생각하니 순간 울컥해진다.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유훈(遺勳)이 전장에 그대 로 전해온다. 참으로 고귀한 생명을 나라에 바친 영 진주만국립기념관 영상실 페리를 타고 애리조나기념관으로 이동하는 모습